3000억여원의 비트코인이 든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실수로 버렸던 한 영국 남성이 이를 되찾기 위해 쓰레기 매립지를 파내게 해달라고 시에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16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영국 웨일스 뉴포트의 IT업계 종사자 제임스 하우얼스는 비트코인이 든 자신의 드라이브가 쓰레기 매립지에 묻힌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곳을 파내게 해달라고 뉴포트 시의회에 제안했다. 이를 위해 그는 시의회에 5250만파운드(약 787억원)를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드라이브에는 7500비트코인이 들어 있다. 현재 1비트코인의 가격은 한화 4100만원이다. 이를 환산하면 금액은 약 3075억원에 달한다. 그는 드라이브의 존재를 잃고 지냈다가 1비트코인 가격이 1200달러(약 13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드라이브를 찾아나섰다.
하우얼스는 2013년 6~8월 중에 실수로 이를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직후 쓰레기 처리장을 찾아 드라이브의 행방을 추적한 그는 좌표 참조시스템을 이용해 매립지 특정 부분을 파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우얼스는 "비트코인을 되찾으면 내 비트코인의 25% 또는 5250만 파운드를 기부하겠다"면서 "약속이 이행된다면 31만6000명의 뉴포트시 주민은 각자 175파운드(약 26만원)씩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머지 절반가량은 이번 계획에 투자한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남은 25%를 내가 가지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국은 환경 문제 등으로 인해 그가 말한 지역을 파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하우얼스의 3000억 회수는 난항이 예고된다. 뉴포트 시의회 측은 "이곳을 파내면 주변 지역의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매립지를 파낸 뒤 다시 묻고 잔재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파운드가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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