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밥상 물가가 전방위로 오르고 있다. 배추 무 양파 등 농산물 가격뿐만 아니라 닭고기 달걀 삼겹살 같은 축산물까지 일제히 전달 대비 두 자릿수 상승폭을 보이고 있다. 가공품 가격까지 들썩이고 있어 밥상 물가뿐 아니라 설 차례상 비용까지 걱정되는 상황이다. 정부가 유통업계와 공동으로 할인 행사에 나서며 소매가격 상승을 간신히 틀어막고 있지만 당분간 물가 상승 압력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쌀값도 고공행진이다. 국내 쌀 소매 가격은 지난해 장마철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6월까지 5만1000원 선을 유지하던 쌀 가격(20㎏ 기준)은 7월 말 5만2000원으로 오른 뒤 12월 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평균 소매가격은 5만9800원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쌀 생산량은 350만7000t으로 전년보다 6.4% 감소했다. 52년 만에 가장 적은 생산량이다.
축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영향으로 계란과 닭고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16일 기준 계란 1판(특란 30개 기준) 소매가격은 6184원을 기록했다. 전월 대비 9.8%, 전년 동월 대비 16.8% 오른 가격이다. 닭고기 1㎏ 소매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9.3% 높다. 가정 내 수요가 늘면서 이달 들어 삼겹살 평균 가격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2% 높은 100g당 2116원을 기록했다.
가공식품 가격도 꿈틀거리고 있다. 식품업체들이 원가 상승을 이유로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풀무원은 이달 중 두부 가격을 최대 14%, 콩나물 가격은 최대 10%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4000원대 후반인 풀무원 국산 콩두부(300g) 제품은 조만간 5000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지난해 장마와 폭우 등으로 콩 생산량이 20% 가까이 급감해 원재료 가격이 15% 정도 올랐다”며 “유통업체들과 가격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샘표식품도 18일 꽁치와 고등어 통조림 제품 4종 가격을 평균 42% 인상한다. 샘표는 지난 5일에도 깻잎과 명이나물, 메추리알장조림 등 통조림 제품 가격을 평균 36% 올렸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와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총 14개 유통업체는 지난 15일부터 농산물 소비 진작 프로그램인 ‘대한민국 농할(농산물 할인) 갑시다’를 시작했다. 배추와 무, 계란 등 가격 인상폭이 큰 농산물을 이달 27일까지 할인 판매한다. 최근 물가 상승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당초 28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행사를 보름여 앞당겼다.
김기만/김보라/노유정 기자 m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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