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1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에 대해 "국민 상식의 승리다. 백 있는 사람들도 죄를 지으면 처벌받게 된다는 출발선이자, 우리 사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출발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제 정경유착 있을 수 없어…형량은 작기에 불만"
박용진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판결이 지닌 의미가 가볍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힘센 삼성 총수조차 그 많은 변호사와 전관들을 동원하고도 어쩔 수 없이 국민 눈치를 본 판결 때문에 실형을 살아야 된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국민들이 관심 갖고 우리 사회가 여전히 깨어 있고 시민사회단체,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가져 재판 결과에 영향을 크게 미쳤다"며 "재판부가 그동안 집행유예를 만들어내기 위해 온갖 비판을 감수해왔지만 국민의 눈치와 상식 등 후폭풍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더 이상 재벌 대기업과 정치권이 결탁하는 정경유착은 있을 수 없고, 돈 있고 힘 있고 백 있는 사람들은 죄를 지어도 처벌받지 않는 일도 있을 수 없게 되는 출발선"이라고 평가했다.
박용진 의원은 이번 재판 결과가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염두에 둔 판결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의 재가가 있어야 되기 때문에 쉽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 가석방을 염두에 뒀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이재용 부회장 측의 재상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해봐야 별 의미 없는 일이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불법합병) 재판이 이제 시작된다"며 "(재상고가) 오히려 그 재판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라는 걸 변호사들이 더 잘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드디어 본론이다. 대한민국 기업이 얼마나 처절하고 한심하게 한 사람을 위해, 총수의 이익을 위해, 사익을 위해 동원되고 희생당하는지 우리가 이번에 가슴 아프게,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재판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박용진 의원은 이재용 부회장의 양형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존속되기는 힘들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재판부 요구에 의해 형량을 감안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란 뻔한 존재 이유로, 총수가 마음 먹어서 만들었고, 총수가 마음 먹으면 하루아침에 없어질 조직"이라며 "그런 조직이 얼마나 지속가능성 있고 실효성을 가질 수 있겠나. 재판을 위해 사회 저명인사의 클럽 정도로 만들어놓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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