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벌크선사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지난해 4분기 각각 600억원과 3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팬오션은 전년 동기 대비 18%, 대한해운은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해 실적도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원자재 재고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석탄, 철광석, 곡물 등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이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의 상승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팬오션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534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2% 증가한 규모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수요 증가가 선복량 증가율을 웃돌면서 벌크선 시장을 중심으로 올해 해운업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도 올해 해운업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바꿨다.
LG상사와 포스코인터내셔널 등 원자재 관련 트레이딩 사업을 하는 종합상사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한국형 원자재 지수’로 불리는 광물종합지수는 지난 19일 기준 1939.86으로 2011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80포인트였던 지난해 최저치와 비교하면 50% 이상 급등했다. 광물종합지수는 평균 수입 규모 상위 15개 광종을 산업적 중요도와 수입 금액에 따라 가중치를 둬 수치화한 표준 척도다.
LG상사는 석탄 가격 상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에서 석탄을 생산해 트레이딩을 하고 있다. 미얀마에 가스전을 보유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LNG 가격 급등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도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 업종으로 꼽힌다. 더욱이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까지 가속화하면 LNG선 신조 수요가 크게 늘어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 실적이 대폭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연초부터 목표 수주량을 30~40% 높여 잡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경민/최만수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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