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인구가 44개월째 증가하며 매달 신기록 경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실업자와는 다르다.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사실상 '취업 포기자'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는 20~40대에서 급증했다.
매월 사상 최대 규모를 갈아치우는 20대에 이어 주 고용계층인 30대와 40대에서도 취업포기자들이 꾸준히 늘어나는 양상이 수치로 확인된다.
23일 한경닷컴 뉴스랩이 비경제활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20대와 40대의 쉬었음 인구는 각각 24개월과 22개월째 증가세로 나타났다. 고용 한파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구직 의지 자체가 크게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쉬었음 인구는 공교롭게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늘기 시작해 지난해 12월까지 4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용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비대면 일자리 분야를 중심으로 정부 대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준 20대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35.1% 늘어난 45만8000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적극적으로 구직에 전념해야할 연령대임을 감안하면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같은달 30대와 40대 쉬었음 인구를 합치면 2040에서의 쉬었음 인구가 100만명에 달한다.
쉬었음 인구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50대의 경우 오히려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40대 쉬었음 인구 증가 원인은 고용률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전체 고용률은 62.5%로 전년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연령대별로 20대(61.2%)가 2.7%포인트 하락하며 코로나19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 시장된 2000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뒤이어 40대(79.1%)가 1.3%포인트 떨어졌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차적으로는 노동 수요 위축이 종전부터 이어진 가운데 코로나19로 고용 불안이 확대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대 고용 하락의 주된 원인은 온라인 관련 기술 및 시장 발달에도 온라인으로 청년 인적자본을 창출할 수 있는 준비가 아직 안된 탓"이라며 "우리 경제 주축이라 할 수 있는 40대는 핵심 고용 창출원인 제조업이 흔들리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50대(76.6%)는 1.1%포인트, 30대(78%)는 0.7%포인트 하락했으며 60대(44%)는 0.9%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고용률이 개선됐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지난해 5월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를 통해 "미취업 상태가 장기화되면 단기적 임금 손실 외 경력 상실로 임금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며 "취업한 경우에도 경력 초기의 직장 선택이 제약되는 상황에서는 향후 경력 개발의 저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업종도 존재한다. 이러한 업종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도록 채용장려금, 교육 훈련 기회 확대 등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용 시장 위기는 대면 산업 위축 및 디지털화와 무관하지 않다"며 "정부가 고용 타격이 특히 큰 20대와 40대를 중심으로 디지털 생태계와 관련된 일자리 교육·재교육을 실시한 후 기업과 연결시킬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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