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탠 리는 뇌신경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개척자로 꼽힌다. 신경정보과학 기업 이모티브(EMOTIV)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로서 뇌와 관련된 전 세계 연구자, 개발자들과 고객이 혁신에 동참하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사용자의 뇌파를 읽어 생각만으로 가상현실 속 물체를 조종하는 헤드셋 장치를 제작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뇌신경과학이 혁신을 가져다주는 시대, 즉 뉴로제너레이션이 지금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헤드셋을 쓰는 것만으로도 악기 연주 능력이 향상되고, 몸을 움직이지 않고 생각만 해도 차를 운전한다. 색깔을 구분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소리로 색깔을 보는 일, 뇌과학의 발전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만들어내고 있는 진보다. 저자는 정신건강, 뇌파 연구, 사이보그, 로봇, 인공지능(AI) 등 뇌과학이 지금 실현하고 있고 도전 중인 분야를 생생한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특히 메스를 대지 않고 세포 단위로 뇌를 수술해 치매로 잃어버린 기억을 살리려는 시도는 뇌과학이 열어줄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뇌과학이 불러온 혁신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높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특정 계층이 아닌,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기술이 돼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수십만 명이 아니라 수억 명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그 자신이 직접 참여하고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입장에서 뇌과학이 열어줄 미래와 문제점까지 함께 고민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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