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달러당 1285원(종가 기준)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지난 4일에는 1082원을 기록했다. 9개월 전보다 무려 200원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해외 유학생에게 송금하는 가정은 200원 저렴하게 달러를 살 수 있어 웃을 수 있겠지만, 달러로 표시된 애플 주식을 갖고 있다면 주식가격의 변동이 없었라도 달러당 200원씩 손해를 입게 된다. 오늘은 이처럼 시시각각 등락을 거듭하며 달라지는 환율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은행에 가보면 한번쯤 은행원 뒤의 모니터에 국가별 환율이 계속 변동하면서 표시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환율이 변동하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상품들과 마찬가지로 환율도 대체로 외환시장에서의 외화 수요와 공급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예를 들어 외국에서 상품을 많이 수입할 경우 수입대금을 외화로 결제해야 하므로 외화 수요가 증가하고 외화가격(환율)은 상승하게 된다. 이때 환율이 1000원→1200원으로 200원 상승한 경우 외화를 사기 위해 200원을 더 지불해야 하므로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했다고 하여 ‘원화 평가절하’로 표현하기도 한다(환율 상승=원화 평가절하). 역으로 수출이 늘어 국내에 외화가 많아지면 외화 가격은 하락하고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올라가므로 ‘원화 평가절상’이 나타난다(환율 하락=원화 평가절상).
헤지에는 먼저 기업 내부적으로 거래 상대방과의 외화 수취·지급 시기와 규모를 일치(매칭)시키는 방법이 있다. 거래 상대방에게서 수취한 외화를 다른 상대방에게 그대로 지급해 기업의 외환 위험을 최소화하게 된다.
보다 일반적으로는 환 변동보험에 가입하거나, 시장에서 선물 옵션 등 파생상품 거래를 통해 미래에 수취하거나 지급할 외화를 현재 수준의 환율로 미리 확정하는 방법 등을 많이 사용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환율 1200원인 시점에 제품 수출 계약을 맺고 1년 뒤 달러대금을 수취하기로 한 경우 1년 뒤 환율이 1300원이 되면 현재 대비 100원의 이익을, 1100원이 되면 100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이 1년 뒤에 받을 달러를 현재 환율인 1200원에 팔기로 미리 계약을 체결해 놓으면 기업은 미래 환율의 변동 여부와 관계없이 1년 뒤 1200원의 일정한 환율로 거래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도 손실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체 56개 국가 중 3개국(스위스, 스웨덴, 노르웨이)을 제외한 53개국의 시장 환율이 빅맥 환율보다 높았고(자국 통화 절하 상태), 원화도 300원가량 높은 것으로 계산된다(시장 환율 1097.4원 vs 빅맥 환율 795.1원). 최근에는 빅맥지수와 유사한 방식의 스타벅스 지수나, 애니콜 지수 등도 등장했다. 제품 가격은 물가, 규제 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빅맥지수 등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기보다는 여러 국가의 환율 수준을 판단하는 참고자료 정도로 생각함이 적절할 것이다.
교통, 인터넷 등의 발달로 국가 간 거래가 크게 증가하고, 개인의 해외직구 등이 급증하면서 환율이 우리 생활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평소 환율의 변화와 움직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좋은 가격으로 환전하는 등 가계의 합리적인 소비에도 일부 도움이 될 것이다.
② 수출기업의 ‘환 헤지’와 관련해 장·단점을 논의해 보자
③ 원·달러 환율이 상승(미국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하는 동시에 원·엔 환율이 하락(일본 엔화 대비 원화 가치 상승)한다면 미국과 일본에 대한 우리의 수출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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