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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 세상은 바뀔 겁니다. 정말 그러길 바랍니다. 저희는 어두운 밤하늘 속 작은 불빛을 상자에 담았습니다. 상자의 뚜껑을 열고 어떻게 되는지 봅시다.”
1882년 9월 4일 뉴욕 증권거래소.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베네딕트 컴버배치 분)은 수많은 관중 앞에서 레버를 당긴다. 그러자 무수한 전구가 점등되며 월가의 어둠을 걷어낸다. 전기의 가능성을 남들보다 먼저 예상하고 ‘에디슨 제너럴일렉트릭’ 회사를 설립해 송전 시스템을 개발한 에디슨의 노력이 현실로 구현된 순간이다.
하지만 전기의 가능성에 주목한 것은 에디슨만이 아니었다. 유압식 철도 브레이크를 개발해 큰돈을 번 사업자 조지 웨스팅하우스(마이클 섀넌 분) 역시 전기 에너지의 사업성을 높게 평가했다. 이에 웨스팅하우스는 에디슨과 동업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투자자를 단순히 ‘돈줄’로 여기고 직접 모든 경영 판단을 내리는 에디슨은 웨스팅하우스의 식사 초대를 거절한다. 분노한 웨스팅하우스는 1986년 직접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을 설립해 전기를 보급한다.
에디슨과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의 전기 보급 시장을 양분했다. 이들의 경쟁은 미국 지도를 노란색(에디슨)과 붉은색 전구(웨스팅하우스)로 점차 뒤덮는다. ‘원조’인 에디슨은 웨스팅하우스가 자신의 기술을 훔친 도둑에 불과하다고 무시하지만 직류 방식을 사용한 에디슨사와 달리 교류 방식을 기용한 후발주자의 강력한 도전을 받는다. 전력 시스템의 표준을 둘러싼 전류 전쟁(커런트 워)의 막이 오른 것이다.
전류 전쟁은 당시 태동기를 맞은 미국 전기 시장을 둘러싼 패권싸움이었다. 당시 기준으로 첨단 기술이었던 전기의 보급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과 인력 그리고 기술력이 필요했다. 경제학에서는 이처럼 진입장벽으로 인해 한 시장에 단 두 개의 회사가 경쟁하는 경우를 두고 ‘복점(duopoly) 시장’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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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을 올릴 수도 없고, 비용을 줄일 수도 없던 에디슨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다. 그는 자신의 연구실로 기자들을 불러모은다. 그리고 이들 앞에서 말을 교류 전기로 감전사시키고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감전사’라는 개념에 웨스팅하우스의 이름을 붙인다. 심지어는 정부 기관과 협력해 죄수들의 사형에 교류를 도입한 전기의자를 내놓기까지 한다. 에디슨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전압이 낮은 직류는 안전하고, 전압이 높은 교류는 위험하다고 강조한다.
전범진 한국경제신문 기자 forward@hankyung.com
② 기업들이 경쟁을 피하기 위해 카르텔을 형성하거나, 경쟁 기업에 네거티브 공세를 펴고 혹은 경쟁사를 아예 인수하는 등 다양한 경쟁 전략을 펴는데 그럴 때마다 정부가 까다로운 심사 등으로 제동을 거는 것은 왜일까.
③ 고화질 영상매체 기술로 HD-DVD와 블루레이가 경쟁하다가 블루레이가 승자가 된 것처럼 기술표준 지위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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