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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을 막는 면역력은 몸속에서 빠르게 사라지지만, 질병 위험을 낮춰주는 면역력은 오래 지속된다. 어릴 때 감염되면 일정 수준의 면역력을 얻는 풍토병으로 남을 것이다.”
제니 라빈 미국 에모리대 생물학부 교수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한 논문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가 인류 곁에 계속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미국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세계 과학자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얼마나 갈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인류가 확인해야 할 것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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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바이러스는 세계를 돌면서 계속 유행하지만 증상이 약하다. 사스와 메르스는 치사율이 높지만 전파력은 낮다. 코로나19는 어릴 때 노출되면 평생 심하게 앓지 않는 감염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다만 증상이 심한 풍토병으로 남는다면 어릴 때 백신을 맞아야 한다. 영유아 필수 예방접종에 코로나19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는 시뮬레이션 결과일 뿐이다. 코로나19의 유행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가장 빠른 속도로 백신을 접종하는 이스라엘은 인구의 3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다. 하지만 하루 확진자는 6000~7000명으로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백신을 먼저 접종한 고령층에서 위중증 비율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나왔지만 아직 공식 통계는 아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인구 70%가 면역을 얻으면 전파가 멈추는 집단면역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에는 이 숫자가 올라가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장은 “90%가 백신을 맞아야 집단면역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파력이 높은 홍역과 비슷한 수준이다.
화이자 모더나 등의 백신 면역 유지 기간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이달 말께 나온다. 일부 소규모 연구 결과는 긍정적이다. 미국 의료진은 백신을 두 번 맞은 지 3~14주 지난 사람 20명을 분석했더니 몸속 면역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유지됐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감염됐다가 회복된 지 한 달 정도 된 사람의 면역 수준과 비슷했다. 80억 명의 세계 인구가 접종하기에는 부족한 백신 물량 때문에 ‘한 번만 맞자’는 주장이 나오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A백신을 맞은 뒤 B백신을 맞는 교차접종 효과에 대한 연구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영국 학술지 ‘랜싯’에 이에 반대하는 존스노 성명을 실었다. 이들은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건강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걸리도록 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위험한 오류”라고 비판했다.
백신이 나오면서 논란은 일단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젊은 사람은 가볍게 앓고 지나는 코로나19의 특성 때문에 여전히 일각에서는 ‘자연면역’이 낫다고 주장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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