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가 잠식한 코로나 1년…인류는 '과학'으로 맞섰다

입력 2021-01-24 17:37   수정 2021-01-25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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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전망이 틀릴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꽤 낙관적이다.”

로첼 왈렌스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센터장 내정자는 지난 20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와의 온라인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코로나19의 미래를 단언할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 등을 토대로 볼 때 개발된 백신이 변이에도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다.

지난해 1월 20일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첫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보고된 지 1년이 지났다. 1년 전에는 코로나19에 대해 알려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당시 감염병보다 빠르게 인류를 잠식한 것은 공포였다. 반격에 나선 인류의 무기는 과학이었다. 우한 폐렴으로 불리던 ‘원인 모를 감염병’은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바이러스 실체도 일부 밝혀냈다. 확진자가 늘면서 쌓인 치료 경험은 큰 자산이 됐다.

유행 규모가 커지면서 분명하게 확인된 것은 연령별 치사율이다. 국내 80대 치사율은 20%를 넘었지만, 20대 이하 감염자 중 사망자는 없다. 무증상 전파도 새롭게 확인한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도록 한 방역 정책이 효과를 낸 배경이다.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는 게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말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모더나는 각각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을 1년도 걸리지 않아 개발했다. 팬데믹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다. 하지만 인류는 또 다른 시험대에 섰다.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으로 번지면서 변이가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이의 전파력, 치명률은 아직 정확히 모른다. 백신과 치료제의 효과도 마찬가지다.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4일 오후 4시 기준 9933만8000명, 사망자는 213만600명이다. 80억 인구의 1.2%가 감염됐다. 변이의 유행으로 1년 뒤 새로운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그때가 되면 인류는 또 다른 답을 찾을 것이다. 그것이 과학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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