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투자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모태펀드 정책을 수출한다.
한국벤처투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중기청 소속 SVC(Saudi Venture Capital Company)와 25일 모태펀드 정책 전수를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SVC는 사우디아라비아 중기청 직속기구로 직·간접 투자를 통해 자국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태펀드 운용기관이다. 2018년에 설립 당시 28억 사우디 리얄(SAR, 약 8300억원) 규모로 출범했다.
SVC는 2018년부터 수 차례 방한을 통해 한국벤처투자와 교류해 왔다. SVC는 한국벤처투자가 전세계적으로도 훌륭한 정부 모태펀드 모델을 구축해 왔다고 판단해 이번 MOU 체결을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벤처투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MOU 체결을 계기로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 '오일머니'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향후 양 기관간 공동 펀드 조성 등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은 지난 10년 간 벤처투자 벤처투자금액이 연 47%씩 상승하고 있는 초기 성장시장이다. 2019년 564개 스타트업에 7억 달러 가량이 투자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랍에미리트, 이집트에 이어 투자 규모에 있어선 세계 3위의 시장이다.
특히 중동 지역은 오일 머니에 기반한 높은 인당 국내총생산(GDP), 높은 인터넷 사용률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소비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중에서도 '하이퍼커넥트', '마이쿤' 등이 적극적으로 중동 시장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한국모태펀드가 다른 국가에서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려운 정부 모태펀드의 모범적 사례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한국 스타트업의 중동 시장 진출과 '오일머니' 투자유치의 기반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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