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들이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규제 때문에 2금융권으로 넘어가는 가운데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카드사들의 경쟁이 전반적인 카드론 금리 인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카드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카드론은 신용카드사의 주 수입원이며 작년 10월 기준 잔액이 31조원에 이른다.
반면 7~8등급 저신용자에 대한 금리 인하폭은 극히 미미했다. 금리가 가장 낮은 하나카드는 연 17.54%에서 연 16.92%로 내렸다. 금리가 가장 높은 KB국민카드도 연 20.63%에서 연 20.55%로 내리는 데 그쳤다. 현대카드는 연 17.25%에서 연 20.29%로 3.04%포인트 끌어올리기도 했다.
최하등급인 9~10등급에 대한 카드론을 중단하는 카드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롯데카드(연 20.85%) 현대카드(연 21.04%) 삼성카드(연 23.65%)가 9~10등급에게 카드론을 내줬지만 나머지 카드사들은 지난해 말 중단했다.
카드사들이 1~2등급 고신용자의 대출금리를 연달아 내리는 것은 연 10% 이하 중금리 대출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중은행이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고신용자들이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2금융권인 카드사에 손을 벌리고 있어서다.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카드사와 빅테크의 본격적인 경쟁도 예상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시장에 진출한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까지 본격적으로 중금리 대출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토스뱅크도 본격 출범하는 7월께 중금리 대출에 나설 전망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사 간의 경계가 흐려진 가운데 각자 개발한 신용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중금리 대출시장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