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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0과 1의 기계’로 불린다. 회로가 동작하거나, 동작하지 않는 두 가지 경우를 조합해 어려운 계산을 해내는 원리다.
양자의 세계는 다르다.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1887~1961)는 아주 작은 입자가 동시에 여러 가지 상태에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컴퓨팅 기술에 적용하면 컴퓨터는 0과 1이 함께 존재할 수 있는 기묘한 ‘양자 상태’가 된다.
양자보안 시장이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이론에서 실제로 다가오는 모양새다. 올 들어 기업들의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양자보안 적용 분야는 금융, 폐쇄회로TV(CCTV), 스마트폰 등 광범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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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터를 사업화한 대표적인 기업은 미국의 글로벌 IT 기업 IBM이다. 이번 CES에서 IBM은 127큐비트(양자컴퓨터 기본단위) 기술 개발을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통상 디지털 컴퓨터의 성능을 앞지르는 데 50큐비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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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꾸준한 연구가 최근 들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통신사를 중심으로 유관 기업들의 협력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 SC제일은행과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 양자보안 기술을 적용한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선보였다.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이다. 여러 상태를 동시에 지니는 양자의 무작위성으로 난수를 형성하는 방식을 실제 금융 서비스 현장에서 구현했다. 올해 계좌 개설, 송금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다른 금융기관과의 협약도 늘릴 계획이다.
양자보안 서비스에서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은 중요한 문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삼성전자와 함께 스마트폰 ‘갤럭시A 퀀텀’을 공개했다. QRNG(양자 난수 생성기) 칩셋이 포함된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이다. 생체인증이나 온라인 앱 결제에서 양자보안 기술을 적용했다.
KT는 지난해 끊김 없는 양자암호통신 서비스 ‘양자채널 자동 절체 복구 기술’을 개발했다. 양자가 전달되는 채널을 이중화 구조로 만들어 장애가 발생하거나 해킹이 시도되는 즉시 새로운 양자키가 형성되게 했다. 지난해 7월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ITU-T) 국제회의에서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내용을 IT업계 처음으로 실제 기술로 구현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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