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143개의 위성이 실린 '팰컨9' 로켓(사진)을 24일(미 동부시간) 우주로 쏘아 올렸다. 우주 개발 역사상 로켓 하나로 가장 많은 위성을 한꺼번에 지구 궤도에 안착시키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미 CNBC에 따르면 팰컨9 로켓은 이날 오전 10시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발사됐다.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 전용 위성 10개와 다양한 기업 및 우주 기관이 제작한 소형 위성 133개가 적재됐다. 이 위성들은 지구 500㎞ 상공 궤도에 각각 배치됐다.
역대 가장 많은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린 로켓은 2017년 인도의 PSLV(104개)였다. 이번에 스페이스X에 가장 많은 위성을 태운 기업은 지구 위성사진 업체 플래닛(48대)이었다. 이밖에 엑소런치, 디오빗, 케플러 커뮤니케이션, 스페이스플라이트, 나노랙스 등 다양한 우주개발 관련 기업들이 스페이스X에 위성 배치를 의뢰했다.
스페이스X가 위성 승차공유 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이스X는 2019년 팰컨9 로켓으로 소형 위성을 정기적으로 실어나르는 우주 운송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드명 '트랜스포터-1'로 불리는 이번 임무가 승차공유 사업의 '신호탄'인 셈이다.
스페이스X는 위성 운송 비용을 6200만 달러로 광고하고 있다. 하지만 소형 위성은 비용이 훨씬 저렴하다. 200㎏이 채 되지 않은 우편함 크기의 위성의 경우 100만 달러에 실어준다고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크기의 소형 위성도 제작되고 있다.
그동안 소형 위성은 대형 위성을 발사할 때 끼워져 지구 궤도에 배치됐다. 대기 시간이 길고, 언제 발사될지 알 수 없는 사례가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 및 컨테이너의 이동 경로 추적 등 위성 수요가 점점 다양해지면서 소형 위성발사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스페이스X 외에도 수십 개 업체가 위성발사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필 스미스 브라이스 스페이스 앤 테크놀로지 수석 애널리스트는 "스페이스X의 이번 서비스는 일종의 버스 노선과 같다"며 "반면 로켓랩, 버진오빗 등 콜택시처럼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최대한 빨리 위성을 운송해 주는 기업도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