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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장르 불문 '큰 차'가 대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물론이고, 위축된 세단 시장에서도 대형 세단만큼은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세단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전년(40.2%) 대비 0.2%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SUV 비중은 41.2%에서 44.8%로 무려 3.6%포인트 증가해 세단 시장 비중을 흡수했다.
SUV에 치이면서 소형 세단 점유율은 2019년 8.8%에서 2020년 8.1%로, 중형 세단은 13.2%에서 12.1%로 그 비중이 각각 0.6%포인트, 1.1%포인트 미끄러졌다. 대형 세단은 18.1%에서 19.8%로 1.7%포인트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에서도 대형 세단은 전년보다 약 15% 증가한 27만193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세단 판매량은 전년(52만476대)보다 5.8% 증가한 55만1028대로 집계됐다. 소형·중형 세단 판매량이 각각 1.8%, 2.5% 감소한 11만2025대, 16만7066대에 그쳤지만 그랜저를 중심으로 늘어난 대형 세단 판매량이 이를 상쇄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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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4만5463대 팔리는 기염을 토했다. SUV·세단 등 전 차종을 통틀어 유일하게 연간 10만 판매량을 넘겼고, 4년 연속 국내 베스트셀링카로 등극했다.
2019년 2만2284대 판매에 그친 제네시스 G80도 지난해 5만6150대 판매되는 등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대형 세단 전체 판매량 증대를 이끌었다.
반면 중·소형 세단의 경우 판매량이 크게 줄고 단종도 이어지며 시장이 침체했다. 아반떼와 K5를 제외하면 지난해 '국민차' 쏘나타를 비롯해 말리부 등 중·소형 세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판매 차량은 크루즈, 아베오, 엑센트, SM3의 단종으로 아반떼, K3 정도만 남았다. 쏘나타는 작년 판매량이 6만대 선으로 떨어지면서 공장 가동이 멈추는 쓴 맛을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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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큰 차 선호 현상에는 소득 수준의 향상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2010년대 초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국민차는 경차였다. 도로를 누비는 신차 5대 중 1대가 경차였을 정도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국민차의 덩치는 점점 커졌다. 경차에서 아반떼, 쏘나타로, 이제는 과거 '회장님차'의 명성을 누리던 그랜저가 바톤을 이어받아 '국민차'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큰 차 선호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SUV 중심으로 신차를 쏟아내고 있는 데다 세단으로는 G80, 그랜저 등 대형 세단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얼굴을 공개한 현대차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 Y를 비롯해 업체들이 조만간 선보일 신형 전기차도 대부분 SUV와 고급차 중심으로 구성됐다.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가 대표적이며 쌍용차의 첫 전기차 E100도 준중형 SUV로 출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맞춰 차 크기를 키우고 고급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형 세단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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