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와 실적이 진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의약품 수탁생산(CMO)과 유전자 치료, 차세대 항암제 등의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26일 열린 ‘제4회 한경바이오인사이트 포럼’ 1부에서는 ‘2021년 주목해야 할 바이오 투자 트렌드’에 대해 다뤘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김재현 미래에셋자산운용 리서치센터 팀장,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위원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봤다. 김재현 팀장은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자금 유입은 지속되겠지만, 상장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대 요인으로는 코로나19로 지연되거나 철회했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을 재개 가능성이 언급됐다.
황만순 대표는 올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준비해야 할 사항에 대해 “지난해 확보한 자금과 유통망으로 어떤 신규 사업을 전개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며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성과를 내는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진단 및 CMO 기업에 대한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란 의견이다. 허 연구위원은 “올해부터는 실질적인 수혜를 얻을 수 있는 기업이나 CMO 기업들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에도 진단 관련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감염 이력이나 항체 형성 유무를 파악할 수 있는 항체진단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또 오는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앞두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 등 퇴행성 뇌질환 분야나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에도 관심을 가질 것을 권고했다.
항암제 시장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허 위원은 “항체약물 복합체(ADC) 항암제,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요법을 진행 중인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빅파마들이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높아진 의존도를 낮추고자 신규 혁신 물질을 찾고 있어, 국내 기업들은 병용요법 위주의 전략에서 차별성이나 경쟁력을 뚜렷하게 보여줘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항암제 시장의 확대로 액체생검 분야에도 관심을 요구했다. 액체생검은 혈액, 타액(침), 분변 등의 체액을 이용해 질병 발병 여부 및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진단 방식이다. 그는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진단하는 정밀진단 시장도 확대될 것”이라며 “정밀진단 분야에서 액체생검은 암 진단의 표준 방식인 조직생검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전략도 제안됐다. 황 대표는 “투자하려는 기업의 관계자가 회사의 기술을 쉽고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 경쟁사와 시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지, 독점권이나 특허 및 지식재산권 등에 대한 준비가 돼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상장사의 경우 투자기관 몇 곳이 얼마나 투자에 참여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한두 종목에 집중하기보다 여러 종목에 투자하거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분산 투자를 추천한다”며 “올해는 꾸준히 차익을 실현하면서 하반기에 실적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CMO 기업들로 자산을 옮겨가면 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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