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4분기 극적인 반등에 성공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1조64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급증했다. 2016년 2분기(1조7618억원) 후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률(5.6%)은 2017년 3분기(5.0%) 이후 13분기 만에 5%를 넘어섰다.
작년 연간 영업이익은 2조781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22.9% 줄었지만, 3분기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실질 이익은 오히려 개선됐다. 작년 매출은 103조9976억원으로, 2019년에 이어 2년 연속 100조원을 넘었다. 지난해 기말 배당금은 전년과 동일하게 주당 3000원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수익성 회복 속도와 미래 투자 확대 필요성 등을 균형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글로벌 판매 목표는 국내 74만1500대, 해외 341만8500대 등 총 416만 대로 수립했다. 작년 대비 11.1% 늘렸다.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 판매량도 27.6% 늘리겠다는 도전적 목표를 제시했다. 미국 시장에선 지난해 말 선보인 GV80, 신형 G80에 이어 1분기 신형 투싼을 출시해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2분기엔 GV70를 내놓기로 했다.
전기차 부문 승부도 본격화한다. 3월 말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으로 생산되는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 5를 유럽에 출시하기로 했다. 이어 한국, 미국 시장에 순차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올해 전기차 판매 목표는 16만 대로, 전년 대비 60%가량 늘려 잡았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올해 자동차 부문 매출을 전년(80조6000억원) 대비 14~15%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대차가 연간 실적 전망치를 제공한 것은 처음이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도 4~5%로 잡았다. 지난해 1.4%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세 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해 투자 규모는 총 8조9000억원으로, 작년보다 5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설비투자 4조5000억원, 연구개발(R&D)투자 3조5000억원, 전략투자 9000억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올해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가 상당히 도전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분석했다.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기저효과로 올해 자동차 시장의 수요 회복이 나타나겠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의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고 경쟁 심화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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