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 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온라인 구독 서비스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고지 없는 유료 결제 및 환불 거부 등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콘텐츠 관련 소비자 불만 및 피해 상담 건수는 모두 609건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영상 콘텐츠가 22.3%로 가장 많았다. 교육(18.6%), 게임(16.7%), 인앱 구매(13%), 음악·오디오 (3.3%)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론 계약해제·해지·위약금 관련 상담이 35.8%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이어 청약 철회 제한(16.1%), 계약 불이행(11.3%), 부당행위(9.4%) 등이 뒤를 이었다.
소비자원이 지난해 12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제공하는 월 단위 정기결제 방식의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 앱 25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개의 앱이 사실상 청약 철회를 제한하고 있다.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콘텐츠의 분량이나 사용 기간 등을 나눠서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콘텐츠 관련 계약은 콘텐츠 제공이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 계약 체결일로부터 7일 이내 청약 철회를 할 수 있다.
반면 이들 18개 앱 중 6개는 약관을 통해 '구매 후 사용 내역이 없는 경우'에만 구매일로부터 7일 이내 청약 철회가 가능토록 해 철회 범위를 줄였다.
나머지 12개 앱은 청약 철회 가능 기간을 7일이 아닌 2일로 제한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환불 정책을 따른다는 이유에서다. 플레이스토어의 약관에 따르면 앱 구매 후 48시간 이내 환불요청을 할 수 있고, 이후에는 개발자에게 문의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반면 소비자가 구독을 해지할 시 결제 범위의 잔여 기간에 해당하는 대금을 돌려주는 앱은 25개 중 4개에 그쳤다. 나머지 21개 앱은 다음 결제일부터 해지 효력이 발생해 잔여 기간에 콘텐츠를 이용하지 않아도 대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용 대금, 약관 조항 등 중요한 계약 사항이 변경될 경우 이를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의무화한 앱은 23개였다. 나머지 2개는 소비자가 수시로 약관을 확인해야 하거나 아예 한글 약관이 존재하지 않은 사례였다.
소비자원 측은 "디지털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보장과 해지 시점을 기준으로 한 잔여 대금 환급, 중요 계약 사항 변경 고지 의무를 약관에 포함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라며 "관련 부처에는 소비자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구제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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