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 라인페이로 월급 받는다

입력 2021-01-27 17:18   수정 2021-01-28 01:33

일본 직장인들이 이르면 올해 봄부터 라인페이 같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로 월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2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기업이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 근로자의 스마트폰 결제 앱 등에 급여를 이체할 수 있도록 오는 3월 말 노동기준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지금은 기업이 노동자에게 급여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며, 은행에 이체하는 방식을 예외로 인정하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를 예외로 인정하는 대상에 추가해 급여 지급 수단으로 허용한다는 게 일본 정부의 방침이다.

다른 국가에 비해 간편결제가 늦게 도입된 일본에는 80개 사업자가 난립해 있다. 소프트뱅크 계열 페이페이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이 운영하는 라인페이 등의 점유율이 높다. ‘월급 앱’ 서비스를 희망하는 사업자는 정부가 정한 개인정보 보호 및 자금안전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일본 정부가 급여 지급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지난해 9월 기준 일본에서 QR코드를 월 1회 이상 사용한 소비자는 3000만 명을 넘었다. 9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비접촉식 결제수단 수요가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시중은행들은 기존 사업모델이 흔들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에선 신입사원 때 개설한 월급통장을 그대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은행은 이를 예금 기반으로 삼아왔다. 한국에선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에 계좌를 개설한 뒤 이 계좌로 월급을 받고,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이 지난달 발의됐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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