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빅히트 연합에 YG 가세…'K팝 동맹'

입력 2021-01-27 17:33   수정 2021-01-28 01:59

네이버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하고 양사의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하나로 합친다. 빅히트는 YG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다. 세 회사는 각사의 역량을 합쳐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했다.

빅히트 자회사 2대 주주 된 네이버
네이버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빅히트에 투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빅히트 자회사인 비엔엑스에 4119억원을 투자하는 안건이다. 이번 투자로 네이버는 비엔엑스 지분 49%를 확보해 2대 주주에 오른다. 비엔엑스는 빅히트의 K팝 팬 커뮤니티 서비스인 ‘위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두 회사가 노리는 것은 지속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K팝 시장이다. 그동안 네이버와 빅히트는 K팝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하는 사이였다. 글로벌 K팝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을 두고 네이버와 빅히트 간 경쟁이 치열했다. 네이버는 2019년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브이라이브 팬십’을 선보였다. 팬십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가 팬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다. 네이버가 새로 구축한 한류 콘텐츠 수익 모델이다.

팬십에서 방탄소년단(BTS)을 앞세워 온라인 콘서트 등 각종 유료 서비스로 큰 수익을 올린 빅히트도 2019년 팬십과 비슷한 서비스인 위버스를 만들었다. BTS는 팬십에서 위버스로 바로 옮겼다. 빅히트는 BTS 외에 세븐틴, 뉴이스트, 여자친구 등 K팝 가수를 보유한 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해 위버스를 키웠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통합
네이버와 빅히트는 그러나 ‘각자도생’보다는 ‘실용적 동맹’으로 방향을 틀었다. 양사의 팬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합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네이버 브이라이브의 다운로드 수는 1억 건이 넘었고, 실사용자(MAU)는 3000만 명에 달했다. 위버스의 다운로드 수와 실사용자 수는 각각 1700만 건과 470만 명이다. 통합 시너지가 상당함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빅히트가 통합 서비스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서비스에 필요한 첨단 정보기술(IT)을 지원할 계획이다. 통합 작업은 1년 정도 걸릴 예정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빅히트와 K팝을 중심으로 시작된 팬덤 문화가 아시아와 북미를 넘어 유럽, 남미 등 세계 엔터테인먼트 문화의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빅히트의 동맹에 YG엔터테인먼트도 동참한다. 빅히트는 이날 자회사 비엔엑스와 함께 YG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YG플러스에 총 7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자로 빅히트와 비엔엑스는 YG플러스 지분 17.9%(빅히트 7.68%, 비엔엑스 10.24%)를 취득하게 된다. YG플러스는 음원 콘텐츠 관리 회사다. 앞서 네이버는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원을 투자해 2대 주주가 됐다.

블랙핑크 등 YG 소속 가수들은 네이버와 빅히트가 새로 선보일 K팝 콘텐츠 유통 서비스에 자리잡을 계획이다. 네이버, 빅히트, YG 세 회사가 사업으로는 하나의 계열화가 된 셈이다.

팬 커뮤니티 플랫폼 시장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온라인 콘텐츠 소비가 늘어나면서 K팝 유료 온라인 상품을 찾는 팬이 급증했다. 지난해 5월 기준 브이라이브의 유료 콘텐츠 상품 수(브이라이브 플러스 기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1~2월 평균)보다 다섯 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거래액은 25배 급증했다. 2019년 7월~2020년 6월까지 1년 동안 유럽·아프리카 지역의 브이라이브 실사용자 수 증가율은 2016년 연간과 비교해 세 배 이상 높아졌다. 빅히트의 위버스에서 발생한 매출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빅히트가 자체 제작해 위버스로 유통한 BTS 온라인 콘서트(MAP OF THE SOUL ON:E)는 191개국, 99만3000여 명이 관람했다. 티켓 판매액만 491억원에 달했다.

김주완/성수영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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