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배당성향 20% 이내로 낮추라는 당국…주가 흔들릴까

입력 2021-01-28 08:13   수정 2021-01-28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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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은행주(株)가 배당 불확실성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 역시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정례회의에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하고 올해 6월 말까지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은행권에 권고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배당을 줄여 금융지주와 은행이 손실흡수 능력을 늘려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권고안의 핵심은 은행권의 배당성향(중간배당·자사주 매입 포함)을 20% 이내로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은행지주사에 속한 은행이 지주회사에 배당하는 것은 예외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도 권고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주요 금융지주들의 배당성향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는 26.0%, 신한금융지주는 25.97%, 하나금융지주는 25.7%, 우리금융지주는 27.0%였다. 권고안과 비교해보면 한시적으로 5~7%포인트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작년 말부터 은행권과 배당 축소방안을 협의했다. 이는 스트레스 테스트(재무 건전성 평가)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평가 결과 U자형(장기 회복)과 L자형(장기 침체) 시나리오에서 모든 은행의 자본비율은 최소 의무 비율(보통주 자본비율 4.5%·기본자본비율 6%·총자본비율 8%)을 웃돌았지만 배당 제한 규제 비율의 경우 L자형 시나리오에서 상당수 은행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일부 은행의 자본 여력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 당분간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당 성향을 줄이라는 권고안으로 주가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은행주가 부진했던 것은 배당 불확실성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올해 연초 180.56포인트로 장을 마쳤던 은행업종지수는 전날 기준 173.45까지 내려간 상황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은행주 주가가 저조한 이유는 배당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송렬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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