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작년 4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위기에 더 강해지는 ‘강철기업’의 저력을 증명했다. 올해도 뚜렷한 이익 개선세가 나타나고 있어 1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상경영으로 하반기 빠른 반등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이 연결기준 57조7928억원, 영업이익 2조4030억원, 순이익 1조7882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발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0.2%, 영업이익은 37.9% 줄었다. 작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자동차, 조선 등 전방산업의 철강 수요 감소로 상반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기록한 영향이다. 철광석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뒤늦게 반영되면서 마진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하반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포스코의 영업이익은 저점을 기록한 2분기 1677억원에서 3분기 6667억원, 4분기 863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김영중 포스코마케팅 실장은 “시황 급변에 대응한 유연생산·판매체제를 운영해 3분기부터 수익성이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양호한 재무건전성도 유지했다. 포스코의 부채 비율은 65.9%로 0.5%포인트 상승했지만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6조3645억원으로 전년 대비 3조9011억원 증가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사진)이 강조하고 있는 철강 외 사업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빠른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됐다. 올해 포스코의 별도기준(철강 부문) 영업이익은 1조1352억원으로 전체 연결 영업이익의 47.2%를 차지했다. 이 비중이 절반 아래로 떨어진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철강 외 다른 사업에서 더 많이 벌었다는 얘기다. 2016년까지만 해도 철강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90%에 달했다.
올해 매출 59조4000억원 달성
포스코는 올해 매출 59조4000억원, 조강생산 3780만t, 제품판매 3530만t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중기 경영전략도 발표했다. 철강 외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최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2023년 철강 46조원, 글로벌인프라 51조원, 신성장 부문 5조원 등 총 매출 10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철강 부문은 모빌리티(이동수단), 강건재, 친환경에너지강재 중심의 미래 신수요를 선점해 후발주자와 격차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인프라 부문은 포스코에너지를 중심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에서 그룹사 간 시너지를 확대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식량사업의 밸류체인(가치사슬) 확장을 통해 글로벌 판매 1000만t 체제를 구축한다. 신성장 부문은 포스코케미칼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늘려 세계 최고 수준의 2차전지 소재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포스코의 실적 호조는 1분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지만 철강제품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자동차·조선업계와의 가격 인상 협상도 원만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940억원이지만, 추정치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1조원 이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포스코가 1조원대 분기 영업 이익을 낸 것은 2019년 3분기가 마지막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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