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튜토리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거기서 배웠던 기본적인 조작법이 생각이 안 나면 당연히 돌아가서 다시 익혀야죠. 만약 조작법은 완전히 머릿속에 있는데 생각만큼 컨트롤이 잘 안 되는 경우는 어떨까요. 그럴 때 튜토리얼에 있는 쉬운 예시를 마스터한다고 본게임을 깰 수 있을까요? 아니죠. 그것은 본게임에서 여러 번 깨져보면서 직접 익혀야 하는 것입니다. ‘개념만’ 완벽해도 몇 점이 나온다는 말은 참 달콤합니다. 지금 당장 어려워서 안 풀리는 문제는 내가 개념이 덜 됐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가 전 단계를 완벽히 수행했다면, 지금 이렇게 반타작을 하고 머리가 아프지 않겠죠? 그래서 개념으로 돌아갑니다. 더 쉬운 문제집으로 돌아갑니다.
여러분은 그것이 탄탄한 공부라고 합리화하겠지만 안타깝게도 그것은 회피, 포기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내신식 암기 시험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단순 암기 시험에서 10문제 중 7문제를 틀린다면 개념이 덜 된 것이 맞겠죠. 그러나 수학은 개념이 완벽해도, 예시 문제를 마스터해도, 심화 문제의 10문제 중 7문제씩 틀릴 수 있습니다. 충분히 틀립니다. 그렇게 틀려가면서 ‘그 단계’의 문제들을 마스터해가는 겁니다. 그 머리 아픈 단계를 버텨내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자기 연민을 버리는 것입니다. 사람은 힘들면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스스로를 불쌍한 존재로 여기게 만듭니다. 그러나 어려운 수학 문제에 도전하고, 틀리면서 배우는 것은 아름답고 대단한 일이지 결코 불쌍한 일이 아닙니다. 주변 어른들이 여러분께 안쓰럽다고 얘기해주셔도 본인까지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까 어디에 써놓거나 항상 생각하면서 의도적으로 멘탈을 붙잡는 것이 좋습니다.
앞으로 많이 힘들 겁니다. 그것은 여러분이 잘못하고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잘하고 있어서 힘든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타협하지 마시고 굳건히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경민 생글 14기, 서강대 경영학과 2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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