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해 평균 유효구인배율이 1.18배로 전년보다 0.42포인트 하락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오일쇼크로 경기가 급격히 추락한 1975년(-0.59포인트) 후 45년 만에 하락폭이 가장 컸다.
유효구인배율은 구직자 한 명당 일자리 수를 나타내는 고용지표다. 일본의 유효구인배율은 2018~2019년 1.60배로 1980년대 거품경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환경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일자리도 급감했다. 구직자 수는 182만 명으로 6.9% 늘었지만 기업의 구인 수는 216만 명으로 21% 감소했다.
작년 12월 도쿄의 유효구인배율은 0.88배로 6개월 연속 1배를 밑돌았다. 도쿄에선 일자리보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이 더 많았다는 뜻이다.
총무성이 이날 내놓은 지난해 완전실업률은 2.8%로 1년 새 0.4%포인트 상승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5.1%) 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데도 일자리를 얻지 못한 완전실업자 수는 전년보다 29만 명 증가한 191만 명에 달했다.
휴직자는 256만 명으로 통계 비교가 가능한 196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정부가 직원을 해고하는 대신 휴직시키는 기업에 인건비 대부분을 보조하는 고용유지 정책을 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규직 직원이 3539만 명으로 36만 명 늘었지만 비정규직 근로자는 2090만 명으로 75만 명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줄어든 건 통계를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해고 또는 고용이 중단된 근로자도 1월 22일 기준 8만3000명을 넘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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