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2018년 이후 북한 비핵화 협상과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축소·중단된 한·미 연합훈련이 조 바이든 행정부 아래선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군사훈련, 동맹 연습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며 “그 가치가 한반도보다 중요한 곳은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대북(對北) 협상이 진행되면서 일부 연합 훈련의 성격이 바뀌거나 중단됐지만 한·미 양국 군은 (전시) 준비 태세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군의 슬로건인) ‘레디 투 파이트 투나잇(상시 전투 태세)’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5일 열린 노동당 8차 대회 등을 통해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압박해왔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의 조정 문제를 북한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도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남북한 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서라면 연합훈련을 포함한 어떤 문제도 북한과 협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한·미 군사 당국 내에선 “훈련 중단이 지속되면 주한미군의 존립 근거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커비 대변인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 “특정한 시기에 대한 약속은 우리 병력과 인력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병력과 지역의 안보를 보장하는 것은 단순히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부를 바꾸는 것보다 복잡하다”고 했다. 지난 20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전작권 전환에 대한 미 정부 차원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 장관은 27일 간담회에서 “저의 재임 기간에 전작권 전환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전작권 조기 전환 의지를 보였다. 커비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입장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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