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아스트라제네카 압박…"백신 빨리 안주면 소송"

입력 2021-01-29 17:26   수정 2021-01-30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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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지연을 둘러싸고 유럽연합(EU)과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EU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제조시설을 급습한 데 이어 백신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벨기에 보건당국은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 요청에 따라 28일(현지시간) 벨기에에 있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생산시설을 불시에 점검했다. 조사관들은 점검 과정에서 백신 공정에 실제로 지연이 생겼는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EU는 또 29일 백신을 EU 비회원국으로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한 조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조치가 발효되면 EU 관세당국은 권역 밖으로 백신이 수출될 때마다 EU 집행위에 통보해야 한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EU 주요국 정상들에게 서한을 보내 “최근의 코로나19 백신 공급난과 관련해 제약사들이 약속대로 백신을 배송하지 않는다면 EU 조약 122조에 근거해 우리가 가진 모든 법적 수단과 조치를 이용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사태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생산 차질로 오는 4월까지 유럽에 공급하는 백신 물량을 당초 계약 규모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EU는 아스트라제네카가 백신을 몰래 영국으로 운반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증설 문제에 대해 EU 측과 상의하고 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곳곳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난이 벌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리를 포함한 수도권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미국 제약사 화이자 백신의 물량 부족으로 1차 접종이 다음달 2일부터 중단된다. 이미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2차 접종을 받을 수 있지만 신규 1차 접종이 언제 재개될지는 불투명하다. 지금까지 프랑스에선 118만 명이 백신을 맞았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하루 2000건 이상 발생하는 등 프랑스 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도 구매 계약을 체결한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가 자사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89.3%의 효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노바백스가 영국에서 18~84세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시험에서 89.3%의 예방효과를 보인 것으로 예비조사 결과 나타났다.

역시 한국 정부가 구매하기로 한 얀센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3상 결과 66%의 예방효과가 있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 항체가 형성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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