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도 '조선족' 표현했다"는 오세훈 발언…사실일까?

입력 2021-01-31 10:52   수정 2021-01-31 11:19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 후보로 나선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조선족'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여권에서 문제로 삼는 가운데 오 전 시장이 "문재인 대통령도 조선족 동포라는 표현을 썼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오 전 시장은 지난 30일 "문재인 대통령도 조선족 동포라는 표현을 썼다"며 "그런데 오세훈이 조선족이라고 표현하면 혐오 표현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앞서 오 전 시장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서울 광진을 지역구를 두고 "조선족, 귀화한 분들 몇만 명이 산다. 양꼬치 거리에"라면서 "이분들 90% 이상이 친 민주당 성향"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고민정 민주당 의원에게 2700여표 차로 패배했다.

오 전 시장의 주장대로 문 대통령이 조선족이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을까.

문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자 서울 성동구 보건소를 찾아 재외 동포까지 철저한 관리를 당부하면서 "우리 조선족 동포들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 취업 차 오는 분들도 많은데, 그런 분들까지 다 촘촘하게…"라고 말했다.


지난 2011년에는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던 문 대통령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선족 동포들은 조국에서 도움을 받고자 하는데 우리는 이들에 대해 은연중에 멸시나 깔보는 심리가 있습니다. '페스카마15호' 사건의 가해자들도 동포로서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1996년 8월 한국인 간부 선원 7명 등 11명이 남태평양 해상에서 목숨을 잃은 페스카마15호 사건에서 문 대통령은 2심부터 재중동포(조선족) 선원을 변호했다. 재중동포 선원들은 작업이 서툴다는 이유로 폭력을 행사한 한국인 간부 선원들을 모두 살해했다. 페스카마15호 사건은 국내 최악의 선상 살인사건으로 기록됐다.

문 대통령이 '조선족'을 비하의 뜻으로 사용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 전 시장의 주장대로 문 대통령이 조선족이라는 표현해온 것은 사실이다.


오 전 시장은 "조선족 동포는 중국 국적이니 친중 현상은 자연스럽다. 이분들은 우리 당이 친미 정당이라는 오해를 한다"며 "그런 오해를 극복하기 어려웠다는 이야기를 하는 게 혐오 표현이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층의 (국민의힘에 대한) 비호감,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이야기였다"며 "그게 무슨 혐오발언이 되나"고 되물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오 전 시장의 조선족 표현을 두고 공세에 나서고 있다. 광진을이 지역구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SNS에 양고기꼬치 거리를 방문한 사진을 올리며 "그냥 광진 주민들이, 그냥 우리 이웃이 살고 있는 곳"이라며 오 후보의 '조선족' 발언을 에둘러 겨냥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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