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미국 바이든 정부의 출범이 겹치면서 최근 ‘ESG’가 투자자의 미래를 좌우할 메가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의 ‘친환경’ 테마에 기업의 평판, 브랜드 등 무형자산의 중요성도 더해졌다. 글로벌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는 앞다퉈 ESG 책임투자 원칙을 세우고 있다. 환경을 훼손하는 프로젝트에 투자를 끊기로 선언하고, 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는 ‘임팩트 투자’를 늘리는 곳도 많다. 개인도 잘만 준비하면 이런 ESG 트렌드에 올라탈 수 있다. 다만 접근할 수 있는 정보가 적고, 투자 가능한 상품의 범주가 좁다는 어려움이 있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A.25203916.4.jpg)
자산가들도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김희정 농협은행 NH올백자문센터장은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해 해외 상장지수펀드(ETF)나 뉴딜펀드를 추천해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했다. 농협은행 NH올백자문센터는 최근 중국의 전기차 관련 종목이 주로 담긴 ETF를 추천상품 목록에 올렸다. 중국 정부가 203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가운데 장기 투자를 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런데 국내에선 ESG 요소를 담은 상품군이 많지 않다. 전기차와 배터리, 에너지 등 ‘E(환경)’ 분야 테마주에만 집중된 모양새다. K뉴딜 펀드에 투자할 땐 어떤 종목을 담고 있는지 꼼꼼히 따져야 하는 경우도 많다. 국내 대형주를 담은 일반 주식형 펀드 및 ETF와 별 차이가 없는 ‘이름만 뉴딜’ ‘이름만 ESG 펀드’가 많기 때문이다.
ESG가 지속가능한 수익을 낼 요소인지,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기업을 견제할 ‘장벽’에 머무를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최홍석 신한PWM잠실센터 PB팀장은 “국내엔 아직 S(사회)와 G(지배구조)를 측정할 제대로 된 척도가 없다”며 “ESG 공시를 외면하는 기업이 많아 투자정보를 얻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금융회사들의 ‘ESG채권’에 관심을 두는 자산가도 있지만 대중화 단계는 아직 멀었다는 게 최 팀장의 설명이다.
ESG 투자는 일상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은행의 일반 예적금 상품에 잘만 가입해도 사회적 가치를 증진시키는 효과와 함께 수익도 낼 수 있다. 국민은행의 ‘KB맑은하늘적금’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등의 미션을 달성하면 최고 연 1.0%포인트의 금리를 더 준다. 수협은행의 ‘Sh해양플라스틱제로!’ 예·적금은 해양쓰레기 감축서약, 봉사활동 등을 하면 최대 연 0.5%포인트의 이자를 추가로 제공한다. 은행은 상품 판매수익 일부를 해양플라스틱을 제거하는 활동에 쓴다.
김대훈/오현아 기자 daepu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