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은 “일각에서 ‘사기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국민이 사기 때문에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서민 경제에 피해를 주는 범죄를 뿌리뽑겠다”고 말했다.
사기죄 피해는 2017년 23만169건, 2018년 26만7419건, 2019년 30만2038건 등 매년 늘었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14.2% 증가한 34만5005건으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보이스피싱 등 전화금융사기 피해 규모는 지난해 처음 7000억원을 넘어섰다.
경찰은 강화된 수사권을 적극 활용해 이 같은 추세에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국수본이 설립된 첫해다. 경찰 관계자는 “달라진 수사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국민 중심 책임수사’로 수사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전화금융사기는 경찰청에 5명 규모의 ‘전기통신금융사기 수사상황실’을 운영하면서 대응하기로 했다.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숙주 역할을 하며 은밀하게 운영되는 일명 ‘콜센터’를 추적해 총책 등 상선을 검거하고 이들에게 ‘범죄단체조직죄’를 적용할 계획이다. 각 경찰서 지능팀·경제팀·강력팀은 현금 수거책과 인출책 등 조직원을 검거하는 데 주력한다.
시·도 경찰청의 ‘보험사기 수사협의회’를 통해 금융감독원·건강보험공단·보험협회와 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중개인(브로커)이 개입한 조직적이고 상습적인 보험사기 범행에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목표다. 사이버사기와 관련해선 시·도 경찰청에 ‘사이버경제범죄수사팀’ 22개를 신설한다. 대규모 물품 거래 사기와 메신저·몸캠피싱 등 고도의 수사역량과 장기 수사가 필요한 유형을 이곳에서 전담 수사한다. 올 하반기엔 사이버사기 수사 정보를 종합 분석할 전담팀을 추가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경찰은 사기 범행에 대해 중요한 신고 및 제보를 하거나 검거에 도움을 준 국민에게 최대 1억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특히 법 개정을 통해 주요 사기 범죄자의 신상 공개도 추진한다. 사기 범죄의 재범을 막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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