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소형 전셋값, 2년새 5000만원 '껑충'

입력 2021-02-02 17:19   수정 2021-02-03 00:38

서울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새 5000만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봄 이사철 전세난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신고된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내 전용 60㎡ 초과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859만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 평균 4억6512만원과 비교해 2년 만에 5347만원 올랐다. 전용 60~85㎡는 3~4인 가구가 가장 선호하는 주택형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전셋값 상승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하반기 서울 중소형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4989만원으로 같은 해 상반기 평균 4억9292만원보다 5697만원 올랐다. 2018년 상반기(4억5325만원)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2년간 상승분인 3967만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7월 31일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상한제 등 새 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전세난이 심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기존 전세 세입자의 재계약이 늘어나고 집주인이 실거주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전세가 귀해지자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서울 중소형 아파트 전세 거래 건수는 총 2만2915건으로, 상반기(2만7924건)와 비교해 17.9%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강남·종로구에서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들 3개 지역은 통상 전세 계약기간인 2년 새 전셋값이 1억원 넘게 뛰었다. 지난해 서초구 전용 60~85㎡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8억106만원으로, 2018년 6억7656만원에 비해 1억2450만원 올랐다. 특히 새 아파트가 많이 올랐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트자이’ 전용 84㎡는 2018년 최고 전셋값이 9억원이었으나 지난해 14억원까지 거래됐다.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 전세는 2년 전 최고 12억원에서 20억원으로 올랐다.

이어 강남구가 2018년 6억3448만원에서 지난해 7억4651만원으로 1억1203만원 상승했다. 종로구는 ‘경희궁자이’ ‘종로센트레빌’ ‘경희궁롯데캐슬’ 등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많이 올라 같은 기간 4억7071만원에서 5억7273만원으로 1억202만원 뛰었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봄 이사철 전세시장이 더욱 불안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최근 겨울 비수기를 맞아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11·19 전세대책’에 따라 2022년까지 서울에서 공급될 전세형 공공임대주택 3만5300가구는 빌라 오피스텔 등이 대부분”이라며 “아파트 전세 수급 불균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봄 이사철을 앞두고 가격 오름폭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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