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오를 것만 같았던 주식은 롤러코스터처럼 빠르게 내려앉았다. 은행 대출, 보험금 담보대출, 제2금융권 대출, 사채까지 끌어 ‘빚투’에 나선 그는 1990년 집 두 채를 모두 날리고 3억원의 빚을 떠안아야 했다. 말 그대로 인생의 추락이었다. 실패를 맛본 그는 1995년 증권사를 떠났다. “변동성 큰 주식에 내 인생을 더 이상 맡길 수 없었다”고 그는 말했다.
퇴사 이후엔 학습지 전문업체 한국교육미디어를 창업하고 교육사업에 나섰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고등학생 대상 학습지 사업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회사 매출은 창업 이듬해(1997년) 49억원을 넘어섰고, 1998년엔 외환위기를 뚫고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자산도 빠르게 늘어나 2003년 한국교육미디어의 코스닥 상장 당시 그의 자산 평가액은 100억원을 넘었다.
실패를 딛고 성공한 스토리로 끝날 법한 그의 인생은, 다시 추락했다. 2003년 한국교육미디어를 떠난 그는 2005년 교육과 무관한 새로운 사업에 나섰다. 일러스트와 같은 이미지를 관리·공급하는 회사였다. 사업에 실패하면서 모아둔 돈을 모두 날리고 2012년엔 파산 절차를 밟았다.
2019년 회생 절차까지 마무리하고 지금은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포털사이트 줌(ZUM)을 운영하는 코스닥 상장사 줌인터넷의 사외이사도 맡고 있는 그는 말단 사원부터 상장사 최고경영자(CEO)까지 다양한 직책을 경험한 지난 인생을 바탕으로 지난달 중순 《나는 전략적으로 살 것이다》를 펴냈다. 지난달 20일 만난 최 이사는 “모든 직장인에게 ‘주체 의식을 갖고 항상 자신의 방향성과 가치에 대해 생각하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돈을 좇으며 큰 성공과 추락을 경험한 이후에야 자신의 삶을 중간중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며 “이 책을 읽는 직장인 독자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산을 내려다보듯 자신의 인생을 제3자의 입장에서 돌아보는 지혜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최 이사는 책에서 ‘6개월마다 이력서 다시 쓰기’ 등의 방법을 제시한다. 취업 이후에도 계속하는 이력서 작성이 미래를 계획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