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반 글로벌 에너지기업 지멘스에너지가 7800명을 감원한다. 대부분이 가스·전력사업부에서 경영업무나 영업을 맡은 이들이다. 최근 친환경에너지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화석연료사업을 대거 줄이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멘스에너지는 이날 2025년 회계연도 말까지 독일에서 3000명, 미국에서 1700명 등 78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가스·전력사업부 총 인원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지멘스에너지는 이번 감원을 기점으로 화석연료를 주로 쓰는 가스·전력사업부 규모를 확 줄일 전망이다. 지멘스에너지사의 가스·전력사업부 기존 직원 수는 약 4만6000여명에 달한다. 이 사업부는 가스와 석탄 화력발전소에 쓰이는 터빈을 건설·관리한다.
블룸버그통신은 "터빈 사업은 최근 각국이 내세우는 저탄소 기조와 반대편에 있다"며 "재생에너지 생산 가격도 낮아지면서 일부 화력발전소 가동이 중단되거나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티안 브루흐 지멘스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에너지 시장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이는 기회이면서도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멘스에너지의 경쟁사인 제너럴일렉트릭도 비슷한 대량 감원안을 내놨다. 2017년 말부터 전력 사업부 인력 1만2000명을 감원했다. 세계 각국에 걸쳐 자사 전력 사업부 인원을 약 20% 줄인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독일은 기존 43%인 친환경 전력 비중을 2030년까지 65%로 늘릴 계획"이라며 "이같은 변화에 석탄 화력발전 등 화석연료 관련 일자리가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오스나브루크 경제구조연구소는 재생에너지 분야가 커지면서 생긴 새 일자리가 화석연료 분야에서 줄어든 일자리 수를 상쇄할 것이라고 앞서 전망했다. 독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일자리 약 12만개가 새로 생겼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석탄 탄광으로 먹고사는 지역 등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지멘스 에너지 주가는 전일대비 1.54% 내린 주당 30.78유로에 장을 마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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