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경이로운 소문'은 여러모로 경이로운 작품이었다. OCN 창사 26년 만에 최초로 10% 시청률을 뛰어 넘었고, 각각의 캐릭터 모두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었다. 가장 경이로운 발견은 배우 조병규였다. JTBC 'SKY캐슬', SBS '스토브리그' 등 인기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배우 조병규는 생애 첫 드라마 주연작인 '경이로운 소문'의 기록적인 흥행으로 대세 반열에 완벽히 안착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극중 조병규가 연기한 캐릭터, '소문'의 성장기다. 소문은 어릴 적 교통사고로 부모를 잃은 인물. 그 역시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쳐 걷는 것도 불편했지만, 카운터가 되면서 악귀를 소탕하고, 부모님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을 밝혀낸다.
조병규는 다리가 불편한 병약한 소년부터 가장 높은 단계의 악귀를 소탕하는 힘을 가진 카운터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 '경이로운 소문'을 이끌었다. 방송 전 10kg을 감량하며 원작 웹툰과 싱크로율을 맞춘 조병규는 고된 액션 연기를 소화하며 "추가로 3kg가 더 빠졌다"고. 그럼에도 "너무 행복했었다"면서 '경이로운 소문'에 애정을 드러냈다.
유쾌, 상쾌, 통쾌한 액션에 감동까지 더한 '경이로운 소문'은 첫 방송부터 입소문을 탔다. 촬영 3개월 전부터 액션 스쿨을 함께 다니며 호흡을 맞추고, 서로를 독려하며 시작했지만 "시청률에 대한 걱정은 은연중에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 "현장이 행복하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 한 번 느낀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는 모두가 행복하게 일한 덕분인 거 같아요. 카운터즈, 악귀를 맡은 배우들 모두 행복하게 촬영했고, 감독님의 결단력과 선택이 주요했죠. 서로에 대한 신의와 호감도가 높은 현장이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영상에 담긴 덕분이 아닐까요?"
'경이로운 소문'의 인기로 조병규는 '국민 아들내미'라는 타이틀까지 얻었다. 조병규가 '스토브리그'로 지난해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자, '경이로운 소문'이 방영되면서 '엄마'를 자처한 채널 OCN이 공식 계정에 조병규를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리자, '이모' tvN, 넷플릭스, '할머니' CJ ENM을 비롯해 "여기가 핫해서 찾아와 봤다"는 KBS까지 각 방송사, 플랫폼 공식 계정들까지 축하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병규는 "KBS까지 '핫하다'고 댓글을 달아주실 지 몰랐다"며 "'경이로운 소문'이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걸 느꼈고, 감개무량하고 책임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경이로운 소문'의 흥행과 함께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뿐만 아니라 조병규의 차기작까지 일찌감치 논의가 이뤄졌다. 연기력까지 갖춘 청춘스타의 등장에 여기저기 러브콜이 이어진 덕분이다.
하지만 조병규는 "처음부터 주목받았던 건 아니다"며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려면 저의 존재가 시청자와 관객의 눈에 익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 과정까지 가기 위해 역할을 가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무명이던 조병규는 중고차를 사서 직접 발로 뛰며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경비를 아끼기 위해 차에서 노숙을 했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가 됐다. 조병규는 "그런 순간들이 있어서 지금의 제가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었죠. 난관에 부딪힐 때도 있었고요. 그걸 돌파하려 이 악물고 지냈어요. 상처받기도 하고, 지친 순간도 있었는데, 좋은 작품, 좋은 감독님, 좋은 분들이 곁에 있어서 난관을 뚫고 견뎌낼 수 있었어요. 그런 부분들이 소문이를 연기할 때 많은 도움이 되기도 했고요."
'경이로운 소문'이 넷플릭스를 통해 방영되면서 조병규를 알아보는 글로벌 팬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해외 팬에게 공식 SNS 계정이 해킹당하는 등 유명세도 톡톡히 치렀다. 그럼에도 조병규는 "해킹 사실을 알고 세계 각국의 팬들이 SNS 쪽에 인증 메일을 보내주셔서 본 계정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았다.
"실제로 전 소문이 처럼 다정한 성격은 아니다"면서도 배우 송중기에게 간식차를 받을 만큼 많은 선배 배우들에게 사랑받는 조병규다. "시즌2에서 인원 충원이 암시됐으니, 막내를 벗어나고 싶다"는 희망을 보이면서도 "함께하는 분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다"면서 다시 한 번 겸손함을 보였다.
"굳이 예쁨을 받으려 뭘 하는 성격은 아닌데, 그냥 인사를 열심히 하고, 연기를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고 예뻐해주시는 거 같아요. 소문이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말아라', '어떤 트라우마나 아픔도 직면해서 이겨내라'는 것을 배웠어요. 저도, 소문이도 성장했으니 시즌2에서는 더욱 의연해진 소문이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