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용대출 금리, 8개월 만에 최고

입력 2021-02-02 15:16   수정 2021-02-02 15:17

지난달 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최근 8개월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빚내서 부동산과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의 상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를 보면 지난달 은행들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2.79%로 전달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8월 연 2.55%에서 넉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은행들이 취급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11월의 연 3.01%에 비해 0.49%포인트 오른 연 3.5%를 기록했다.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5월 연 3.5%를 기록한 뒤 9월 연 2.86%까지 떨어졌다. 이후 연 3.0% 전후를 오가다 지난달 큰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강화하고, 12월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크게 높인 영향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은행들은 신용대출을 산정할 때 ‘기본금리’로 활용하는 단기 금융채 금리가 최근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진 면이 있다고 설명한다. 최근 금융채 6개월물 금리는 연 0.80% 안팎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지난해 8월에 비해 0.2%포인트가량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 인상 폭은 조달비용 상승분(금융채 금리 인상)보다 더 컸다는 분석이다. 가계대출을 억제하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은행들이 한도를 줄이고, 우대금리는 없애는 조치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가 느끼는 금리 부담은 더욱 커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이 개인신용 1~2등급 금융 소비자에게 빌려준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해 8월 연 2.27%에서 12월 연 2.60%로 0.33%포인트 뛰었다. 5~6등급 금융 소비자에게 빌려준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연 4.37%에서 연 5.39%로 1~2등급의 세 배에 가까운 1.02%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융채 금리가 불안해 금융소비자들의 이자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훈/오현아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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