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가 아동?"…논란 부른 '이낙연표' 아동수당 확대

입력 2021-02-02 12:22   수정 2021-02-02 12:5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가 아동수당 지급 대상을 만 18세까지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재원 부담을 고려하지 않은 지나친 범위 확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통념상 '아동'이라 보기 어려운 만 18세까지의 청소년에게도 수당을 지급하는 건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이낙연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복지제도로서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민생활기준 2030'은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이 2015년 필요성을 제기한 '보편적 사회보호'를 한국에 맞게 적용한 것이다. 이낙연 대표는 "보편적 사회보호는 사회 구성원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포괄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낙연 대표는 "아동, 청년, 성인, 노년층 등 생애주기별 소득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하기를 제안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여권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인 이낙연 대표의 '복지정책 승부수'란 해석까지 나온다.

아동수당은 아동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해 아동의 기본적 권리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2018년 9월부터 시행됐다.

시행 초기엔 0세부터 만 6세 미만(0~71개월)의 아동이 있는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2인 이상 전체 가구의 소득 하위 90% 수준) 이하인 경우 월 10만 원씩 지급했으나, 2019년부터 지급 대상이 '만 6세 미만의 모든 아이'로 확대됐다. 2019년 9월부터는 지급 대상이 만 7세 미만(생후 84개월)으로 확대됐다.

아동수당 확대는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정치권은 저출산과 아동복지 향상 증진을 위해 아동수당 지급 대상 연령 확대를 지속적으로 논의해왔다. 민주당은 2018년 아동수당을 만 8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같은 해 11월 당시 자유한국당은 한술 더 떠 15세, 즉 중학생들에게도 아동수당을 줘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019년 2월 제13차 저출산·고령화포럼에서 '아동수당 확대와 쟁점'이란 주제로 아동수당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당시 포럼 발표를 맡은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모든 아동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만 18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보편적 형태의 기초아동수당 확대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적 있다.

하지만 이낙연 대표의 연설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아동수당 지급 확대에 비판적 의견을 낸 누리꾼들은 "18세가 아동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선거철이 다가오나보다. 아동수당에 들어가는 막대한 세금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반응도 뒤따랐다.

반면 "아이들의 기본 의식주는 정쟁 대상이 아니다" "북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가 추세" "양육비 지원은 복지의 기본 중 기본이다. 아이들이 국가의 미래다" 등의 반론도 제기됐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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