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2일 4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면서 맞춤형 지원과 전 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한 데 반대 의견을 명확히 한 것이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재정의 역할과 기재부의 책임, 진중하게 고민하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리고 "지금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한창이고 3월이 돼야 마무리되는 데다가 최근 방역상황도 방역단계 향방을 좌우할 경계점”이라며 “2월 추경 편성은 이르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혹시 추가적 재난지원금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하더라도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모든 정책결정에 코스트(cost)가 따르고 제약이 있다는 점도 늘 함께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저도 가능한 한 모든 분들께, 가능한 한 최대한의 지원을 하고 싶지만 여건은 결코 녹록치 않다"며 "재정운영상 ‘많을수록 좋다는 다다익선(多多益善)’ 보다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적재적소(適材適所)‘ 가치가 매우 중요하고 또 기본"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이 대표에 대한 정면반박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고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홍 부총리는 “얼마 전 최근 우리 재정상황을 두고 ‘너무 건전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본 적이 있다"며 "재정을 너무 쉽게 본 진중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꼬집었다.
이 지사는 지난달 23일 기재부를 향해 "전 세계가 확장재정정책에 나서는데 안 그래도 너무 건전해서 문제인 재정건전성을 지키겠다고 국가부채 증가를 내세우며 소비지원, 가계소득지원을 극력 반대하니 안타깝다"고 했다.
홍 부총리는 "재정이 제 역할을 안 한다고, 단순히 곳간지기만 한다고 기재부를 폄하하며 지적하는데 적절하지 않은 지적이고 또 그렇게 행동하지도 않았다”며 "지난해와 올해 재정를 역대 최대치로 확장 편성했고 지난 해 59년 만에 1년에 4차례 추경하며 지원했다"고 했다.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내비쳤다. "작년 4차례 추경 편성 과정에서 예산실 한 사무관이 사무실에서 쓰러져 입원 후 얼마 전 퇴원하는 등 기재부 직원 모두가 사투를 벌여 왔다"며 "기재부와 저에 대한 귀한 지적과 비판은 경청하겠지만 우리 기재부 직원들이 진중함과 무게감이 없는 지적에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기재부를 향한 어떠한 부당한 비판도 최일선에서 장관이 막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백하게 나아간다’는 말이 있다"며 "저부터 늘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 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자리를 지키는 데 연연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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