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여성 20만 성노예 끌고 다닌 日, 피해자 흉내"

입력 2021-02-03 09:55   수정 2021-02-03 10:02


북한이 납북 문제를 거론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를 맹비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일 논평에서 "얼마 전 일본 수상이 우리 공화국을 걸고드는 황당무계한 망언을 또다시 늘어놓았다"며 "중의원 본회의에서 우리의 그 무슨 일본인 납치를 운운하며 '나 자신이 선두에 서서 관계국들과 긴밀히 연대하면서 전력을 다하겠다'고 객기를 부린 것"이라고 밝혔다.

통신은 "일본이 그토록 떠드는 납치 문제는 이미 되돌릴 수 없게 다 해결된 것으로서 더는 논의할 여지조차 없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이를 정치적 목적에 악용하고 돈벌이 공간으로 써먹는 한편 철면피하게 피해자로 분장하며 저들이 과거에 저지른 세계 최대의 국가적인 납치 범죄를 비롯한 반인륜 행위들을 한사코 덮어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통신은 "지금도 우겨대고 있는 (납북) '피해자'들을 보면 하나와 같이 섬나라의 썩어빠진 정치풍토, 말세기적 사회 풍조가 낳은 행방불명자들로서 우리와는 아무런 인연도 없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과거 수많은 조선의 청장년들을 유괴, 납치, 강제연행해 죽음의 전쟁판과 고역장으로 내몰고 20만에 달하는 우리 여성들을 성노예로 끌고 다닌 일본의 특대형 범죄는 그 어떤 오그랑수(남을 속이기 위한 꼼수)도 절대로 가릴 수 없다"고 꼬집었다.

통신은 그러면서 "일본반동들은 부질없는 납치 문제에 계속 집착하며 어리석게 놀아댈 것이 아니라 우리 인민에게 감행한 천인공노할 반인륜범죄부터 성근히(성실하고 부지런히) 사죄하고 철저히 배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논평은 스가 총리가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관계국과 연대하겠다고 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통해 납치 문제에 선을 그었던 북한이 2개월 만에 재차 논평을 낸 것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납치 문제 조기 해결을 언급했으며 양국이 협력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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