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가 달리고 있다. 관련 부품주(株)들도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카 협력 기대감과 호실적이 맞물리면서다.
3일 오전 9시5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기아차는 전날보다 1만2400원(13.92%) 오른 10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아차는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애플이 기아차에 4조원 규모로 투자한다는 소식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 언론매체는 기아와 애플이 이달 중 애플카 생산을 위해 4조원 규모의 정식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계약에는 애플카 생산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애플이 기아에 투입하는 4조 원은 애플카 생산을 위한 전용 설비 구축과 차량 개발 등에 사용될 전망이다.
같은시간 현대차도 전날보다 1만500원(4.137%) 상승한 2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애플과 현대차와의 협력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역시 애플과의 협력설에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밍치궈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분석가)는 "최초의 애플 전기차가 현대를 통해 생산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며 "애플카가 현대가 개발한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애플과 현대의 협력이 무산된다면 GM과 유럽PSA와 협력할 수도 있겠지만 설계와 부품 조달, 조립에 이르기까지 자체 생산이 가능한 현대가 가장 적합한 협력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 실적도 양호하다.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5만9501대, 해외 26만45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1만9959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는 1월 국내 4만1481대, 해외 18만4817대 등 22만6298대를 판매했다. 이들은 특히 국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국내 판매가 25%, 기아차는 12%가 증가했다.
현대차와 기아차 총수들의 신성장 분야 개척에 대한 의지가 강한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정의선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와 같은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새로운 모빌리티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합리화하고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부합하는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한국경제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은 확실하게 바뀌고 있고, 변화를 따라갈지 선도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아는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 이동수단(모빌리티) 시대에는 패스트팔로워가 아닌 퍼스트무버로 거듭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자동차 대표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부품주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전날보다 6600원(7.21%) 뛴 9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만도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등도 3~6%대로 오름세다. 현대차 협력사로 알려진 구영테크도 20% 넘게 상승하고 있고 화신 상신브레이크 평화정공 등도 두자릿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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