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은모씨는 지난해 살던 아파트에서 불이 나면서 지폐 3100만원어치가 타버렸다. 낙담한 그는 타다 남은 지폐를 한국은행에서 일부 교환받았다. 전북에 사는 김모씨도 스티로폼 상자에 보관하다 습기와 곰팡이 훼손된 지폐 2800만원어치를 들고 한은을 찾았다.
한은은 이 같은 사례에 따라 지난해 6억4260만장, 4조7644억원어치의 손상화폐(지폐·동전·사진)를 폐기했다고 3일 발표했다. 2019년(6억4040만장, 4조3540억원)에 비해 규모로는 0.3%(220만장)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폐기된 물량은 5톤 트럭 기준으로 114대 분량이다.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길이가 8만7967㎞로 경부고속도로를 106회 왕복할 만한 수준이다.
폐기된 화폐 가운데 지폐는 6억850만장(4조7614억원),동전은 3410만개(30억원)였다. 폐기된 지폐를 종류별로 보면 만원권이 4억760만장, 천원권이 1억6800만장, 5천원권 2500만장, 5만원권 780만장이었다.
훼손 이유는 장판 밑 눌림 등 부적절하게 보관한 경우, 세탁 등 취급상 부주의, 불에 타버린 경우 등이었다.
한은은 화재 등으로 훼손돼 사용할 수 없는 화폐를 새 화폐로 바꿔준다. 하지만 남은 면적이 4분의 3 이상이어야 액면금액 전액을 교환해 준다. 남은 면적이 5분의 2 이상 4분의 3 미만이면 액면금액의 절반만큼만 교환해 준다. 5분의 2 미만이면 교환이 불가능하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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