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가 소수자 혐오와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일으킨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조사해 달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3일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이루다 사건은 개별 인권침해 사안일 뿐만 아니라 AI기술의 남용이 인권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안”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이 사건은 AI 남용에 따른 프라이버시권과 표현의 자유 침해에 대한 국가의 제도적 보호 부재를 여실히 드러낸 사안으로, 기본적으로는 국가에 의한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며 “정보주체인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적, 행정적 기반은 전무하다”고 전했다.
이어 “해외 국가인권기구들은 적극적 인공지능 규제의 법제화 제안, 정책권고 등 AI 기술에 따른 인권침해와 차별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인권위는 공적 보호의 부재로 인한 인권침해 상황을 엄중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인권위에 개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권고와 함께 △사적주체를 포함한 영향평가제도 구축 △AI의 차별을 규율하기 위한 평등법 제정 △정보 동의제도에 관한 규정 정비와 구제절차 도입 △AI 기술개발 기업이 준수해야 할 가이드라인 보급 등의 정책권고를 제안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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