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충전해도 안전한 車배터리 소재

급속충전 시 발생하는 배터리 발열 문제는 전기차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이 같은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이상민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과 박민식 경희대 교수, 이종원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연구팀이 급속충전에도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음극용 촉매 소재 및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상민 센터장은 “급속충전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충전 방식을 변경하거나, 안정성 향상을 위해 배터리 전극 밀도를 낮추는 등 다양한 시도가 있었지만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 급속충전의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소재 기술은 없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촉매 소재 및 코팅 기술은 급속충전 시 성능과 안정성을 모두 보장한다”고 말했다.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면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전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흑연은 전극 내에서 반복적인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급속충전 시 흑연 음극 표면에 리튬 금속이 묻고, 열까지 발생하는 등의 부작용이 생겨 배터리 성능과 안정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와 코팅기술은 리튬 금속이 흑연 음극 표면에 묻을 가능성을 줄인다. 급속충전 시에도 배터리의 수명이나 안정성이 줄어들지 않는다. 연구팀은 이 소재가 석유화학 공정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것을 보고 배터리 급속충전 시에도 비슷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응용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기술을 국내외에 특허 출원했다. 관련 업체를 발굴해 기술이전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상용화도 이른 시일 안에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