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노동조합의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2인자’ 이상훈 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이외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전·현직 임원들에게는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4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의장 등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지었다.
앞선 2심에서 이 전 의장은 무죄, 강경훈 부사장은 징역 1년 4개월, 목장균 삼성전자 전무는 징역 1년 등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2018년 압수수색이 위법하다고 판단해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자동차 부품 회사 ‘다스’ 횡령 사건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하던 중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발견하고 이 역시 압수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압수수색 물건은 영장에 기재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서 영장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로 압수된 것이므로 증거에서 배제한다”며 “이를 제외하고 이 전 의장이 (노조 와해 공작 등을) 보고받았거나 관여했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대법원 역시 이 전 의장의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판단해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외 강경훈 부사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원들에게는 줄줄이 유죄가 선고됐다. 박상범 전 삼성전자서비스 대표는 징역 1년 4 개월을, 최모 삼성전자서비스 전무는 징역 1년을 확정받았다.
이 전 의장 등은 2013년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에 노조가 설립되자 ‘그린화 작업’으로 불리는 노조 와해 전략을 그룹 차원에서 세워 시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서비스 등 자회사에는 대응 태스크포스(TF)와 상황실 등을 설치하고 전략을 구체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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