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해명 인정한 대법원장 "기억 불분명해 다르게 답변"[종합]

입력 2021-02-04 14:01   수정 2021-02-04 14:02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기억 불분명해 다르게 답변한 것"이라며 거짓 해명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이른바 '사법농단' 사건에 연루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는 지난해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 당시 나눈 대화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김 대법원장의 해명과는 달리 '탄핵' 관련 언급을 한 대목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대법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녹음자료를 토대로 기억을 되짚어 보니, 2020.5.경에 있었던 임성근 부장판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녹음자료에서와 같은 내용을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며 "아울러, 약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기존 답변에서 이와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하여 송구하다는 뜻을 표했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권 눈치보기'가 아니라 중도 사직을 만류하는 차원에서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한 것이라는 취지다.

앞서 임 부장판사는 지난해 5월 건강상의 이유로 사표를 냈으나 김 대법원장이 '사표를 수리하면 자신이 국회의 탄핵 논의를 막는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법원은 지난 3일 그런 발언을 한 바 없다며 임 부장판사가 사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번 녹취록 공개로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이 드러난 것이다.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라면서 "그 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하고" 라고 말했다.

이어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했다.

또 김 대법원장은 "일단은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라며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라고 했다.

보수야권은 일제히 김명수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부인했던 임성근 부장판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졌다.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경악했다.

배 대변인은 "이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김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과 법관들의 리더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며 "바로 본인이 탄핵되어야 할 당사자가 된 것이다. 법관으로서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즉시 본인의 거취를 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국민의힘 소속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법을 농단한 대법원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사법부의 수장이란 사람이 대놓고 정치적 고려를 한다며 민주당의 눈치를 살피고 1심에서 무죄 선고된 후배 법관을 탄핵시키기 위해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거기에다 사법부의 수장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며 "법을 떠나서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법부 스스로가 권력의 노예가 되기를 자청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후배의 목을 권력에 뇌물로 바친 것"이라고 김명수 대법원장을 맹비난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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