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좌석 떼고 화물 실은 대한항공, 코로나 뚫고 '흑자비행'

입력 2021-02-04 16:47   수정 2021-02-0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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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영업이익 2383억원을 거두며 '흑자 비행'을 달성했다. 여객기 좌석을 떼고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는 발상의 전환으로 화물사업을 강화, 수익성을 확보한 결과다.

대한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이 238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4일 밝혔다.

매출은 코로나19로 해외여행 수요가 증발한 탓에 40% 급감한 7조405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순이자비용 등의 영향으로 2281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2019년(순손실 5687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 여객매출이 74% 추락했다.

반면 화물 매출은 66% 뛴 4조2507억원을 거뒀다.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유휴 여객기를 적극 활용한 전략 덕이다.

여객기 운항이 급감해 화물공급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벨리(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줄었지만, 기존 23대의 보유 대형 화물기 기단 가동률을 전년 대비 25% 높였다. 또한 국내 최초로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항하는 등 공급력을 늘리는 데 힘을 기울였다. 이런 노력 속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자동차 부품의 항공 수요를 확보했고, 일부 해운수송 수요가 항공수송으로 몰렸다.

화물사업부문의 선전과 함께 전사적인 비용절감 노력이 맞물리며 영업흑자를 달성했다. 여객 공급 감소와 유가 하락에 따라 연료 소모량과 항공유 비용이 낮아졌고, 여객 운항 감소로 시설 이용료 등 관련 비용이 함께 줄어든 점도 일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직원들이 순환 휴업에 들어갔으나 생산성 개선을 통해 인건비를 다소 감소했다"며 "이같은 요인들이 맞물려 영업비용을 40% 가량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대한항공의 흑자 달성은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사례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국제 여객수송실적(RPK)은 전년 대비 75.6% 급감했다. 국제 화물수송실적(CTK)도 11.8% 줄었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유수의 해외 항공사들이 지난해 기록적인 적자를 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미 아메리칸항공그룹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우 지난해 각각 89억달러(약 9조9146억원), 31억달러(약 3조4534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한 임직원들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며 "지난해 4월부터 전 직원들이 연말까지 돌아가며 휴업에 들어갔고,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직원들은 빈자리를 채워주면서 업무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헌신이 이번 영업흑자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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