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 펄프값, 두달새 48% 급등

입력 2021-02-04 17:06   수정 2021-02-05 01:22

목재 펄프가격이 급등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가 급증하자 투기 세력까지 시장에 뛰어들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세계 펄프의 기준으로 통용되는 연재(소프트우드) 표백펄프가 중국 상하이 선물시장에서 t당 1037달러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1일 기록한 t당 701.3달러와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가격이 47.9% 뛰었다. 연재 펄프는 재질이 상대적으로 무른 침엽수 원목을 소재로 만든 펄프다. 고급 화장지나 냅킨, 종이컵 등에 쓰인다.

WSJ에 따르면 최근 세계 펄프 수요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 시장에서 연재 펄프 수요가 급증했다. 중국은 펄프를 사들여 각종 포장재와 휴지 등을 생산·수출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재택근무가 늘면서 종이 포장용기와 화장지, 종이 키친타월 등의 수요가 급증하자 펄프 매입량을 더 늘리고 있다.

최근 급부상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트렌드도 영향을 주고 있다. ESG 펀드의 움직임을 의식한 여러 기업이 플라스틱 대신 종이 포장재를 늘리고 있다. 종이 포장재기업 그래픽패키징은 이날 종이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 포장재 시장 규모가 연간 75억달러(약 8조389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펄프가격 상승세가 계속될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최근 가격 급등세는 투기성 매수 물량 영향이 있어서다. 펄프시장 컨설턴트인 브라이언 맥클레이는 “펄프 선물시장 가격이 실제 펄프시장에 반영돼 중국의 수입 물량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3일 정도 시간이 걸린다”며 “개인투자자도 시장에 들어와 거래량이 크게 늘어 펄프시장에서 실수요와 투기성 수요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실수요 물량이 아니라 투기성 매수 물량이 많다면 가격 거품이 금방 꺼질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마크 와일드 BMO 캐피털마케츠 애널리스트는 “최근 급등세가 단기 거품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 상승세의 시작일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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