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석 기상청장은 올 겨울 기상청의 눈 예보가 여러 차례 빗나간 데 대해 “국민들께 불편을 드려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4일 밝혔다.
박 청장은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눈 예보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이 같이 대답했다. 그는 “큰 눈이라든가 여름철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는 대기를 집중 관측해 예보 정확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3일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를 발령하고 최대 10㎝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4일 새벽 6시까지 4.3㎝의 눈이 쌓이는 데 그쳤다. 지난달 18일에는 아침 출근시간대 최고 7㎝의 폭설을 예보했지만 눈이 거의 내리지 않았다.
박 청장은 “올 들어 큰 눈이 5차례 정도 왔다”며 “예년에 비해 좀 더 자주 내리기도 했지만 여러 기후적 요소로 인해 급변하는 상황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출퇴근 시간대나 주말이 끝난 월요일 아침 등 일상에 영향이 큰 시간대의 예보는 더 집중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다만 급변하는 기후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도 전했다. 박 청장은 “이번 겨울과 지난해 여름에 나타난 블로킹 현상은 기후 변동성을 크게 만드는 대표 요인”이라며 “발생 위치와 시간의 변동성이 커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기상청은 이 같은 블로킹을 예측하기 위해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활용하고 기후 예측 모델을 향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오보청’ ‘구라청’이라는 오명을 벗는 것은 기상청의 중요 과제로 꼽힌다. 기상청은 기상 예층력을 높이기 위해 서해 덕적도에 ‘제2해상기상기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곳엔 지상으로부터 약 35㎞ 지점까지 관측 가능한 자동고층기상관측장비를 도입한다.
기상청은 올해 날씨 예보 시스템을 세분화하기로 했다. 오는 11월부터 오늘·내일·모레 등 당일 포함 3일간 날씨를 3시간 단위로 제공하던 단기예보를 ‘5일치 1시간 단위’로 예보한다. 더 촘촘하고 상세한 날씨 정보를 제공하려는 취지다. 박 청장은 “단기예보 범위가 3일에서 5일로 길어지면 예측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지만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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