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중국은 신재생에너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오해하기 쉽다. 전세계 탄소배출 1위 국가(전체 탄소 배출량의 29%)이고, 에너지 생산/소비 구조를 보면 환경오염의 주범인 석탄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재생에너지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가장 많은 신재생 설비용량을 갖춘 국가다. 2019년말 기준 중국의 풍력과 태양광 설비용량은 210GW, 205GW에 이르며, 이는 전세계 대비 각각 34%, 35%에 해당한다. 2010년 전후부터 신재생 섹터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루어졌으며, 전세계 투자 규모의 약 3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해 왔다.
시진핑 주석의 ‘2060 탄소 중립’ 목표 제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깜짝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이 탄소 중립의 정확한 연도를 제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큰 의미가 있었지만, 일각에선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보통 유럽 국가들은 탄소 피크에서 탄소 중립까지 50-60년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데, 중국은 이보다 훨씬 짧은 30년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 주석은 ‘말한 것은 반드시 행한다’며 탄소 중립 이행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작년 12월 12일에 열린 UN 기후목표 정상회의에서 이전보다 상향된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를 발표하며 회의적 시선을 일부 불식시켰다. NDC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분야별로 취할 노력을 스스로 결정하여 제출한 목표를 말한다. 2030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5% 이상 감소, 2030년까지 1차 에너지 소비의 비화석연료 비중 25%로 확대, 2030년 산림 재고량을 2005년 대비 60억㎡ 더 확대 등 기존 서약 3가지를 상향 조정했다. 특히 2030년까지 풍력·태양광 설비용량 1200GW 이상 확대라는 신규 추가된 NDC는 시장에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향후 5년간 매년 70-80GW의 풍력·태양광 설비용량이 보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2016-19년간 연평균 보급량인 62GW 대비 높다. 과거 중국 정부는 12차, 13차 규획 내 신재생 관련 목표를 매번 초과 달성했다. 이러한 트랙레코드(track record)와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연간 보급량은 전망 대비 더 확대될 수 있다. 칭화대학교와 국가에너지국은 향후 5년간 80~100GW가 보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은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메가트렌드다. 과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던 중국은 최근 들어 ‘2060 탄소 중립’ 선언을 기점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탄소배출 국가 1위이지만, 동시에 이미 세계 최대 신재생에너지 국가다. 향후에도 지속될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구조적 성장 속에서 풍력·태양광 설비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융기실리콘자재(LONGi)나 금풍과기(Goldwind) 등이 대표적이다. 융기실리콘자재는 웨이퍼, 셀, 모듈, 발전소 운영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룬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 태양광 업체다. 금풍과기는 풍력터빈 제조/판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 최대 규모의 종합 풍력 업체다. 또한 중국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20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Global X China Clean Energy ETF를 투자처로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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