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산업부는 “정부는 미국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한 끝에 WTO의 기능 활성화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유 본부장의 후보직 사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WTO는 작년 8월부터 차기 사무총장 선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브라질 출신의 호베르투 아제베두 전 사무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다.
WTO는 작년 10월 회원국 선호도 조사에서 유 본부장보다 40여 개국의 지지를 더 받은 것으로 알려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유 본부장 지지 의사를 꺾지 않으면서 추대안은 부결됐다. WTO는 사무총장을 164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의견 일치)를 얻어 선정한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투표를 앞두고 돌연 유 본부장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외신들은 “WTO에서 중국의 영향력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일대일로 정책의 주요 수혜국인 나이지리아 후보에 트럼프 행정부의 반감이 컸다는 것이다.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유 본부장을 계속 지지할지,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 체제 복귀를 선언한 점을 고려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로 방향을 바꿀지 관심이 쏠렸다. 결국 이번 유 본부장 사퇴는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견제보다는 다자주의 체제 복귀에 더 방점을 둔 데 따른 조치란 분석이 나온다.
산업부는 “책임 있는 통상강국으로서 다자무역체제의 복원·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 나가겠다”며 “특히 WTO의 개혁을 포함해 디지털경제, 기후변화 등을 포함한 전 지구적인 이슈 해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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