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도매가 10주 만에 상승세 멈췄다

입력 2021-02-07 17:08   수정 2021-02-08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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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농산물 가격이 도매시장에서 소폭 하락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앞두고 소매시장에서는 여전히 식탁물가가 고공행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 이후 수급상황과 정부 대책, 국제 식량 가격, 날씨 상황 등이 향후 밥상물가 전개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꼽히고 있다.
KAPI지수는 고점 찍고 주춤

지난 6일 ‘팜에어·한경 한국농산물가격지수(KAPI: Korea Agricultural product Price Index)’는 197.31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55.13%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주간 단위로는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9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다 지난주 처음으로 소폭 하락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1주일 전(1월 30일, 203.94) 대비 3.26% 떨어졌다.

KAPI는 농산물 가격 분석·예측 기업 팜에어가 작성하고 한국경제신문이 발표하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농산물 가격지수다. 국내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거래량과 대금 기준 상위 22개 품목의 거래 가격을 ㎏ 단위로 표준화한 뒤 산출한다.

품목별로는 무, 당근, 배추류, 토마토 등 7개 품목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했고, 나머지 15개 품목은 최대 172% 올랐다. 무와 배추는 김장철을 지나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당근은 전체 생산량의 21.8%를 차지하는 제주 지역 작황이 좋아 올 들어 출하량이 1년 전보다 50% 이상 늘었다. 도매 가격은 이달 들어 15% 이상 하락했다.
계속되는 달걀값 고공행진
도매시장 가격은 주춤했지만 소매가격은 1개월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파 양파 마늘 고추 등 농산물 가격뿐 아니라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집계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평균 소매가격 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대파 1㎏ 소매가격은 6229원으로 1년 전(2378원)보다 161% 올랐다. 양파 1㎏ 가격도 3315원으로 1742원이던 전년과 비교해 90% 상승했다. 깐마늘, 풋고추, 고춧가루 가격 상승폭은 각각 42%, 28%, 47%였다.

명절 때마다 가격이 크게 오르는 제수용 과일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상기후 영향으로 올 들어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사과(부사 10개) 소매가격은 3만6549원으로 1만9624원이던 전년보다 86% 상승했다. 배와 단감 가격도 59%, 35% 올랐다. 계란 가격 역시 잡히지 않고 있다. 대형마트에 1판 기준 5000원 이하의 미국산 계란이 등장했지만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계란 평균 가격은 7454원으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마지막으로 대유행했던 2017년 1월 이후 가장 비싸다.
“수급불안 상당기간 이어질 듯”
설에 ‘반짝 수요’가 몰리는 떡국용 흰떡, 각종 나물류도 비싸다. 4일 기준 흰떡 1㎏ 가격은 전통시장 5871원, 대형유통업체 5332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설 열흘 전 가격보다 각각 20.2%, 3.8% 오른 수준이다. 쌀 가격이 전년보다 21.4% 오르면서 동반 상승했다. 시금치와 고사리 등 나물류도 최대 58.9% 상승폭을 기록했다.

7일 aT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은 최대 37만4370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통시장은 15.8%, 대형마트는 17.4% 더 비싸다. 정부는 계란 수입량을 늘리고 농산물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등 전방위적 물가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설 물가대란을 방어하는 데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밀, 옥수수 등의 국제 가격이 오르면 주요 식품 제조사의 제품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다”며 “국내외 농산물 가격 인상과 코로나19로 인한 수급 불안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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