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테슬람이다"…글로벌 팬덤 열풍

입력 2021-02-07 17:27   수정 2021-02-0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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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인기는 굳건한 팬덤이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테슬라에 대한 믿음이 종교적인 수준이란 의미에서 ‘테슬람’(테슬라와 이슬람의 합성어)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테슬라가 2008년 처음 출시한 로드스터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로드스터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 399㎞, 248마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 3.9초의 고성능 스포츠카로 주목을 받았다. 가격이 12만달러에 달해 래리 페이지 구글 창립자,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의 유명 인사들이 주로 구매했다.

모델X가 공개되고 모델S가 출시된 2012년에는 본격적으로 테슬라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와 기업인들이 줄지어 차량을 주문했다. 테슬라를 구매한다는 것은 지구온난화에 신경 쓰면서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로 받아들여졌다. 테슬라가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드러내는 아이콘이 된 것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열풍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했다. 보급형 모델3가 나온 2017년 이후에는 더욱 다양한 계층이 테슬라의 팬이 됐다. “테슬라 차량은 조립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이들에겐 대수가 아니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더그 베츠 자동차 부문 사장은 “사람들은 테슬라 전기차에 품질 문제가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를 감수하며 구매할 정도로 테슬라를 사랑한다”고 해석했다.

테슬라 초기 창립자인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은 전기차가 고소득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1996년 출시한 세계 최초의 전기차 EV1에서 힌트를 얻었다. EV1은 인기가 별로 없어서 3년 만에 생산이 중단됐지만, 당시 구매자들의 연평균 소득이 20만달러에 달했다. 매력적인 고성능 전기차를 만들면 충분히 고소득층의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고 테슬라 창립자들은 판단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주식시장이 달아오르면서 테슬라 팬덤은 급격히 확장했다. 테슬라 주주들은 “테슬라가 지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테슬라가 자동차 업계의 애플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애플처럼 열성적인 팬덤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테슬라는 애플의 후계자이고 일론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의 후계자”라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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